‘178년 역사’ 세계 최초 여행사 파산

‘토마스 쿡’ 자금확보 실패로  청산절차 돌입

발묶인 이용 휴가객 15만명 ‘송환 작전’까지

 

세계 최초의 여행사 토머스쿡의 회생을 위한 자금 확보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며 결국 파산했다고 BBC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회사는 전날 내내 은행과 추가 자금 확보와 거래 성사를 위해 협상했으나 끝내 성과를 얻지 못했다.

토머스쿡은 23일 오전 성명을 통해 파산을 확인했다. 회사는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사회는 즉각적인 강제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피터 판크하우저 토머스쿡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파산은 “심각한 유감”이라며 “우리의 수백만 고객과 수천명 직원들, 파트너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주식시장이 문을 열면 주식 거래는 중단되며 공식적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간다.

토머스쿡은 △터키와 같은 휴가지의 정세 불안 △여름 폭염 장기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휴가 연기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부채에 시달렸고 지난 1년간 자금난이 고조됐다. 온라인 여행사나 저가 항공사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과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휴가를 떠나는 휴가객이 증가한 경향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토머스쿡은 회사 최대주주인 중국 포선과 9억파운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거래를 체결했다. 그러나 대출을 해준 은행(채권자)들이 만약을 대비한 자금으로 2억 파운드를 추가 확보하라고 요구하면서 구제금융 거래가 불확실해졌다고 BBC는 전했다.

이후 토머스쿡은 정부에 2억파운드의 재정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성공하지 못 했다. 도미니크 라브 외무부 장관은 22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체에 “좋은 전략적인 국익이” 있는게 아닌 한, 정부는 “시스템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은 “이 여행사와의 거래가 즉각 중단됐다”고 밝혔다.

CAA는 성명에서 “항공과 휴가 등 토머스쿡의 모든 예약은 취소됐다”며 “이토록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와의 거래가 중단된 일은 고객과 직원들에게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이 소식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BBC는 토머스쿡 파산이 이 여행사를 이용해 해외 휴가를 떠난 영국 휴가객 15만명을 다시 데려오는 ‘송환 작전’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은 토머스쿡이 파산할 경우 이들을 데려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는데 이건 이미 정부가 회사를 구제하지 않으리란 점, 그러니까 파산으로 인해 여행객들의 발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로 꼽히는 토머스쿡은 지난 1841년 설립됐다. 영국 9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토마스 쿡 대리점/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