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역사 몽고메리한국학교 문닫는다

한때 동남부 최대 규모 한국어 교육기관 휴교 통보

후원 감소-한인회 분규 등 원인…정상화 방안 강구

 

지난 2004년 설립돼 한때 400명 이상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동남부 지역 최대 한국어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한국학교가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된다.

몽고메리 한인사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몽고메리한국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메일을 보내 “내년 1월 11일로 예정된 개교가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다음 학기는 수업을 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학교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재정적 후원과 함께 법인장 부인이 교장 등을 맡으로 학교 운영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현대자동차와 지상사들의 후원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사회 관계자는 “몽고메리한인회가 선거과정에서 빚어진 내분을 겪으면서 한인사회 차원의 지원과 관심도 줄어들어든 것도 주요한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학교가 휴교가 결정하자 몽고메리 한인사회는 학교의 독립적 운영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한인회장은 “애틀랜타 한국학교의 모델처럼 별도 운영을 위한 이사회 구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한국교육원 조재익 원장은 “조만간 몽고메리를 방문해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방안을 논의해 한국학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자녀가 한글 교육을 받은 한 단체장은 “한국에서 막 온 주재원 자녀들이 많아 한글 교육 수준이 높았고, 이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웠는데 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몽고메리 한국학교는 현대자동차 주재원 부인회가 지난 2004년 11월 설립한 학교로 지난 가을학기 기준으로 11개 학급에 학생 190명이 재학하고 있었다.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1학급씩 각 20명 정원이고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1,2반이 운영됐다.

교사는 총 22명이었고 절반은 인근 주재원 부인들이 교사를 맡아왔다. 수업료는 학기당당 120달러였으며 현대차 등 인근 지상사들의 재정을 지원해왔다. 학생수는 한때 400명을 넘어서기도 해 동남부 지역에서는 애틀랜타 한국학교보다 더 큰 교세를 자랑했었다.

선우인호 동남부한국학교협의회 회장은 “몽고메리한국학교는 한국어 실력이 훨씬 뛰어난 주재원 자녀들이 많아 한국어 교육기관 가운데서는 ‘특수학교’로 구분된다”면서 “협의회 회원학교는 아니지만 관심을 갖고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개교 10주년인 지난 2014년 종업식 모습.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