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병상 병원이 ‘레고’?…엿새만에 ‘뚝딱’

중국 우한병원 열흘 안에 지으랬더니 더 일찍 완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환자 약 2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병원 2곳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착공에 들어간 지 불과 엿새 만이다.

31일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CNN 등에 따르면 병상 1000여 개를 갖춘 우한 교외에 위치한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이 각각 다음 달 3일과 5일 문을 연다.

인민일보는 “모든 건설 인력이 밤낮으로 일해 착공 나흘 만에 3분의 1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28일 우한과 맞닿아 있는 황강시에서는 빈 건물 개조를 시작한 지 단 이틀 만에 문을 열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8일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악마가 활개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후베이성과 인근 허난성 당국은 우한 봉쇄 다음 날인 24일 ‘열흘 안에 응급의료센터 4곳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는데, 그보다도 빨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병원을 빠르게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공장에서 완전히 조립된 방을 레고처럼 맞추는 공법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놀라운 속도로 건물이 지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당시에도 수도 베이징에 병원을 7일 만에 완공해 화제를 모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황양중 외교위원회의 세계 보건 담당 선임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권위주의 국가는 하향식 명령에 의존한다”며 “관료주의 경향과 경제적 제약을 극복하고 모든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립식 건물이라 이번 사태가 끝난 후 일반 병원으로 사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안 카우프만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과거 사스 때도 주정부의 많은 보조금이 투입돼 병원을 건설했지만, 전염병이 끝난 뒤 조용히 버려졌다”고 지적했다.

병원 건설 현장/WSB-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