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불 배상”…마음대로 여학생 머리 자른 학교 ‘혼쭐’

혼혈인 초등생 딸 곱슬머리 부모 동의 없이 잘라

“머리 자른 사람 모두 백인, 인종차별 의도” 판결

학우, 교직원에게 머리카락을 잘리기 전 저니 호프마이어(7)
학우, 교직원에게 머리카락을 잘리기 전 저니 호프마이어(7) [AP=연합뉴스.]

한 초등학교에서 혼혈인 여학생의 머리카락이 부모의 허락도 없이 잘려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는 딸의 머리카락을 자른 친구와 교직원이 모두 백인으로 인종차별적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AP통신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사는 학부모 지미 호프마이어는 지난 14일 딸 저니(7)가 다녔던 마운트플레전트 가니어드 초등학교와 도서관 사서, 수업 조교 등을 상대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틀 후 딸의 반대쪽 머리카락도 뭉텅이로 잘린 채 울면서 하교하는 일이 또 발생,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학교 도서관의 사서가 딸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를 자르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 역시 혼혈인 호프마이어는 처음 딸의 머리카락을 무단으로 잘랐던 아이와 미용실로 딸을 데려간 사서 모두 백인임을 알게 됐다.

머리카락이 짧게 잘린 저니 호프마이어(7)
머리카락이 짧게 잘린 저니 호프마이어(7) [지미 호프마이어 인스타그램(@jimmyhoffmeyer) 

학교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느낀 호프마이어는 딸과 관련된 사서와 친구, 학교의 대응이 혼혈인 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이며, 이로 인해 딸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딸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겼으며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학교가 직원들을 적절히 교육하고 관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인종차별과 관련된 호프마이어의 주장을 부인했다.

지난 6월 학교 이사회는 조사에 착수해 저니를 미용실로 데려간 사서에게 엄중하게 경고했으며, 사안을 인지했지만 보고하지 않았던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의 허락 없이 아동의 머리를 자르게 한 행동이 학교 정책을 위반한 것이지만, 선한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인종차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프마이어는 딸을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