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5~11세 어린이 접종 사용승인 추진

“델타변이로 접종층 확대 필요”…임상 후기 단계

미국내 델타변이 확산, 미접종자 감염 위험 커져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이르면 9월,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초등학생 이하 연령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접종할 수 있도록 긴급 사용을 신청할 계획이다.

최근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는 소아·청소년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이자, 5~11세 긴급사용승인 신청 예정…모더나, 얀센도 임상 확대

미국 폭스 뉴스는 지난 1일 알레한드라 거트만 화이자 백신임상연구 및 개발 부사장이 지난 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와 미국 워싱턴대학교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어린아이들에 대한 임상시험 및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언급하며 오는 9~10월에는 규제기관에 5~11세 연령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거트만 부사장은 현재 화이자는 생후 6개월에서 11세 사이 연령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령을 낮추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우선 9~10월에 5~11세 연령층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뒤 곧 그 이하 연령에 대한 신청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화이자는 해당 임상시험에서 5~11세 연령에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의 백신 물질을 투여 중이며 6개월~5세 연령에 대해서는 3㎍을 투여한다. 성인들의 경우 화이자 백신에 포함된 백신 물질은 약 30㎍으로 5~11세 연령의 3배다.

화이자는 현재 미국, 폴란드, 스페인 및 핀란드 등에서 참가자 45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후기 임상 단계라고 밝혔다. 해당 연령의 소아·청소년들 역시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미국과 일부 국가에서 12세 이상 연령을 대상으로 접종이 허용됐다. 화이자 측은 지난 5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12~15세로 접종 연령을 확대하기 위해 사전 검토를 신청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화이자 외에 모더나와 얀센 백신의 개발 현황도 알려졌다. 사빈 쉰더 감루시 모더나 임상개발 이사는 현재 6개월에서 11세 사이 소아·청소년 약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KidCOVE)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 6월 12~18세 연령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다국적제약사 존슨앤드존슨 또한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을 적용할 임상시험 4건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카야 두오구이 얀센 백신 임상개발 및 의료담당 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2021년 가을에 12~17세 연령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해 더 어린 연령층으로 시험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월부터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돌입했으나 백신 접종자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현재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한 상황이다.

◇델타 변이 확산, 백신 미접종 연령대 감염위험↑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시 감염이 퍼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앤소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아이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우려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은 영국에서 보고된 알파 변이보다 60% 더 높고, 입원율은 126% 더 높다. 다행히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칠 경우 감염 및 위험도가 크게 떨어지지만 아직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는 소아·청소년들의 경우 개인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8개 주에서는 델타 변이가 이미 신규 감염 사례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곧 델타 변이가 미국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