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도 못피하는 숙박공유 서비스…”에어비앤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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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의 홈스&빌라스 페이스북 페이지

메리어트, 100개 지역서 ‘홈스&빌라스’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호텔업 진출선언하며 맞불 작전


세계 최고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에어비앤비에 도전장을 던졌다. 에어비앤비의 급성장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호텔 업계가 숙박공유 시장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것.

AFP통신 등에 따르면 메리어트 호텔은 29일 성명을 통해 “다음 달부터 미국과 유럽, 카리브해, 남미 등 100개 시장에서 ‘홈스&빌라'(Homes&Villas)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형 호텔업계가 숙박공유 시장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어트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지의 별장에서부터 개인 호수를 갖춘 18세기 아일랜드 성까지 전 세계 최고급 주택 2000여곳을 메리어트 웹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로열티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포인트는 ‘코트야드’ ‘쉐라톤’ ‘리츠칼튼’ 등 메리어트가 소유한 다른 호텔 브랜드들과 교차 사용할 수 있다. 메리어트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부분이다.

스테파니 린나츠 메리어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CO)는 “메리어트의 ‘홈스&빌라’ 출시는 소비자 여행 수요 진화에 따른 혁신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년부터 런던의 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뒀다”며 “와이파이, 깨끗한 흰색 시트, 아기 침대 등 숙박공유 시설에는 종종 빠져 있을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메리어트의 숙박공유 서비스 개시는 에어비앤비가 호텔업계로 몸집을 키워가는 가운데 나왔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호텔 투나잇’을 인수했고, 29일에는 뉴욕 부동산 개발업체 RXR 리얼티와 맨해튼 록펠러 플라자에 32층짜리 호텔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리어트의 숙박공유업 진출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텔 업계가 에어비앤비로부터 얼마나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 WSJ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에어비앤비가 제공한 방은 총 492만개로, 메리어트 129만개와 힐튼 91만개 등 대형 호텔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힐튼, 하얏트 등 다른 호텔 체인들도 숙박공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시장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 측은 “우리는 그들(숙박공유업계 경쟁사들)이 파티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들이 진정한 항해를 하길 바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니엘 구텐탁 찰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앞으로도 융합이 계속될 것”이라며 “양사는 상대의 사업에서 가장 좋은 요소들 중 일부를 빌리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