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 미국 ‘맑음’…중국은 ‘흐림’

미국시장, 반도체 점진적 해소 전망에 수요 회복 기대↑

중국은 판매 부진 ‘지속’…자국 브랜드의 성장도 위기

 © News1 임세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의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2021년 1~11월 미국 현지 판매는 총 138만4273대로, 2020년 같은 기간(122만4758대)보다 13.02% 증가했다.

현대차의 미국 현지 판매량은 73만1363대로, 전년 동기(63만8653대) 대비 14.51% 증가했다. 투싼(13만7107대)과 싼타페(10만3373대), 아반떼(엘란트라·11만9229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제네시스는 2021년 1~11월 총 4만4622대가 판매됐다. 지난해(1만6384대)보다 172.35% 증가했다. 장기간에 걸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상황에서 고급차 브랜드의 판매 증가는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지난해 1~11월 미국에서 65만2910대를 판매했다. 전년(58만6105대) 대비 11.39% 성장하면서 미국 시장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3(10만2906대), 스포티지(8만8567대), 쏘울(7만1123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21만9199대를 기록하면서 출시 3년 만에 2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8만6186대를 판매해 2020년 판매량(7만5129대)을 넘어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미국시장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대기수요 유입과 수요 회복 등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전망도 지난해 154만6800대보다 4.9% 증가한 162만3900대로 예측했다.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공급망 재편과 관련한 정책과 친환경차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 양측의 공급망 참여에 따른 중복 투자 우려가 있지만 양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지난해 1~11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친환경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한 36만1086대로, 90% 이상 물량이 유럽과 북미지역으로 수출됐다. 미국 내 환경 규제 강화에도 현대차,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증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여전히 고민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34만9000대다. 기아는 14만1000대에 그쳤다. 2020년 판매량(현대차 44만4000대·기아 19만6000대)보다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1.9%, 기아 0.8%까지 낮아졌다.

무엇보다 중국 제조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현대차, 기아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5000만대 생산규모에 내수는 2500만대 수준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 중이다. 2020년 세계 배터리 전기차 판매 10대 그룹 중 4개 업체가 중국계다. BYD는 20여년 간 매년 44% 성장했다.

다만 중국은 1일부터 외국계 자동차 기업의 지분 제한을 폐지하고, 자동차 시장 전면 개방을 시행한다. 그동안 중국은 외국계 완성차 업체가 중국 파트너사와 합작 법인을 통해 중국 생산공장을 설립할 수 있게 했다. 외국인 지분은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차, 기아가 새로운 중국 전략을 마련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장쑤위에다그룹은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 지분 25%를 인수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가 50%, 둥펑자동차 25%, 위에다그룹 25% 지분을 보유했지만, 둥펑차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기아 50%, 위에다그룹 50%가 됐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 인사에서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총괄 사장이 물러났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인사를 통한 쇄신으로 친환경차 중심으로 현지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철수하면 다시 진입하기 힘들다”며 “중국은 내수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많다. 중국 내 경쟁력 확보는 결국 친환경차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