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발 위기, 리먼 사태 만큼 충격적이지 않을 것”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 ‘흔들’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이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이는 과도한 우려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의 근거는 ‘델타 변이’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세계경기가 다시 주춤해지고,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도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헝다발 위기까지 겹치면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헝다 사태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미국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사상 최대 규모인 6700억 달러(796조원)의 채무불이행으로 결국 파산했다.

리먼은 모기지채권(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각종 파생상품을 발행해 시장에 대한 충격이 일파만파로 확대됐었다. 이에 따라 리먼발 전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었다.

그러나 펑다그룹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부동산 개발회사다. 이들은 리먼 같은 파생상품을 발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헝다 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전염되는 것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리고 부채규모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리만은 부채가 670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헝다그룹은 3000억 달러(351조원)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헝다그룹이 파산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중국 당국 때문이라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버블이 너무 심하다고 보고 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부동산 억제책을 내고 부동산 부문을 관리해 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주요 건설사의 총부채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각 기업에 부채를 줄일 것을 요구해 왔다. 이 때부터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해 온 헝다그룹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헝다그룹의 실패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규제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어떤 조치를 내놓느냐에 따라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책 때문이라는 점이다. 리먼 사태처럼 시장의 실패는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지만 정부 규제로 인한 위기는 정부가 정책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걸고, 시장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가 대책을 내놓아 헝다발 충격을 최소화 하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전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델타 변이로 세계경제가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헝다발 충격이 전세계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광저우의 헝다 개발 아파트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