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한국관광객 참사’ 선장 징역 9년 구형

검찰 “안전거리 미확보·추월시 신호도 안 보내”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반세기만의 최악의 참사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 관광객들이 승선한 유람선과 충돌해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루즈선의 선장에게 헝가리 검찰이 28일(현지시간)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 C(64·우크라이나) 선장은 이날 수상교통을 위험에 빠뜨려 치명적인 대형 사고를 일으킨 점과 도움을 주지 않은 점 등 35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헝가리 검찰은 이날 페스트 중앙지방법원에서 “선장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몇 분 동안 선박을 조종하는데 집중하지도 않았으며 안전거리도 확보하지 않았고 추월할 때 음향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장이 예비 심리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재판을 포기한다면 징역 9년형과 9년간 선박 운항 금지를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은 검찰을 인용, 선장의 혐의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징역 2년에서 11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29일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선장, 승무원을 태운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 시긴호와 부딪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허블레아니호에 타고 있던 한국인 26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한국인 여성 한 명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반 세기 만에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사고 인양 현장에서 헝가리 수색팀이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