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의심 미주중앙 ‘조센징’ 기사, 누구 소행?

베트남 한인은 ‘조센징’, 유족은 ‘유충’으로…’우한폐렴’ 표현도

“문파, 이니후 아크바르” 등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겨냥 조롱

여전히 홈페이지에 게재중…미주중앙 “당국에 수사의뢰 검토”

미주중앙일보가 베트남 한인을 ‘조센징’으로 표현한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삭제(본보 단독기사 링크)한 후 해킹이 의심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기사는 18일 새벽 4시(동부시간) 현재 여전히 삭제되지 않은 상태로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어 크롬 등 웹브라우저의 ‘자바스크립트’를 비활성화하면 볼 수 있다. 미주중앙 측은 해당 기사의 링크를 메인 홈페이지로 재연결(리디렉트, redirect)만 해놓은 상태다.

‘사라진 조센징 알고보니…베트남, 우한폐렴 퍼뜨리던 조센징 통보없이 살처분’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17일 오전 2시15분(서부시간)에 게재됐고 오후 2시2분에 수정됐다.

해당 기사는 최근 베트남 당국이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사망한 50대 한인 남성 시신을 사전 통보 없이 화장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부적절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한인은 ‘조센징’, 사망은 ‘뒈진’, 화장은 ‘살처분’, 가족은 ‘유충’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또한 ‘병원에서 연구용으로 쓰기를 원했으나 결국 살처분됐다’고 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들어 있다.

특히 ‘우리 문파’라는 표현과 숨진 한인이 ‘이니후 아크바르’를 외치는 등 발악했다는 조롱성의 허위사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니후 아크바르’는 문재인 대통령을 일컫는 인터넷 애칭인 ‘이니’를 아랍어와 합성해 ‘문재인 대통령은 위대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그래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극우 사이트인 일베(일베저장소) 이용자가 작성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주중앙일보 측은 홈페이지에 “17일 오전 해킹으로 의심되는 상황으로 인해 코리아데일리닷컴에 ‘사라진 조센징 알고보니…’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원래 내용과 다르게 잠시 게재됐습니다”라며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댓글에는 “다른 기사는 멀쩡한데 왜 이 기사만 해킹당했나’라는 의문과 함께 “서버 액세스 로그와 기자들 접근기록도 공개하라”는 등의 요청이 올라오고 있다. 다른 이용자는 “재작년 블로거의 글이 해킹돼 다른 내용으로 바꿔치기 됐는데 당시 상황과 비슷하고 조센징 등의 문구도 당시 해커가 사용했던 것과 같아 동일범의 소행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미주중앙일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데이터베이스에 누군가 침입하는 해킹이 있었고,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화벽 강화 조치 등을 취하고, 수사 당국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당국은 최근 한인 남성(58)이 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다가 숨지자 총영사관이나 한인회에 통보하지 않은 채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

18일 오전 4시(동부시간) 여전히 미주중앙일보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문제의 기사./미주중앙일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