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기내 감염확률 희박”…전문가들 “계산 틀렸다”

IATA “올해 비행객 12억명 중 44명 감염…2700만명당 1명꼴”

보잉 “옆에 앉은 탑승객, 일반 사무실서 2m 떨어진 것과 비슷”

에모리 교수 “44명 실제 수의 1%…비행시간 길수록 감염위험↑”

대형 항공사들이 기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항공기 이용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연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올해 기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수가 자체 집계로 44명에 그친다고 밝혔다.

IATA는 올해 항공기 이용객이 12억명인 점을 고려하면, 감염 확률은 2700만명당 1명 수준으로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치는 최근 국제학술지 ‘여행 의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 내용과도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브리핑에는 보잉, 에어버스, 엠브라에르 등 대형 항공사들의 자체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이들 항공사는 전산유체역학(CFD) 방법을 통한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기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사무실 등 다른 실내환경보다 크게 낮다고 주장했다.

보잉 측은 “공기 중 비말입자수를 고려하면, 기내에서 서로 옆에 앉아 있는 탑승객들의 감염 위험은 일반적인 실내 공간에서 2m의 거리를 뒀을 때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내는 환기가 잘 되고 탑승객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앉기 때문에 다른 실내 공간보다 감염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IATA가 발표한 수치가 현실과 동떨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ATA가 브리핑에서 언급한 ‘여행 의학 저널’ 게재 논문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프리먼 앨라배마대 명예교수는 “계산이 틀렸다”며 “탑승객 중 실제로 검사받은 사람은 극히 적은데, 분모에 전체 탑승객 12억명을 두는 건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헨리 우 에모리대 의대 부교수 역시 IATA가 언급한 수치와 항공사들의 자체 연구 결과가 확정적인 건 아니라고 비판했다. 탑승 시간이 길수록 감염 위험도 높아지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IATA가 올해 기내 확진자를 44명으로 집계한 데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확진자를 식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하면, 이는 실제 수의 1%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크 문양이 그려진 보잉사 항공기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