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사이판행 여성에 임신테스트

홍콩익스프레스, 미국령 방문 일본여성에 강요

“미국 이민법 준수 위해” 해명…결국 사과 성명

홍콩의 한 항공사가 미국령 사이판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일본 여성에게 임신테스트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일본국적의 니시다 미도리씨는 최근 홍콩 익스프레스 항공사의 여객기에 탑승하려다 항공사에 의해 신체검사를 받았다. 니시다씨는 임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항공사는 니시다씨의 체형이 임신여성과 비슷하다며 임신테스트까지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니시다씨는 저널에 “매우 모욕적이고 좌절스러운 경험이었다”면서 “가족이 20년 이상 사이판에서 살고 있고 나도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홍콩익스프레스는 임신테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후에야 니시다씨의 탑승을 허용했다. 문제가 커지자 항공사측은 니시다씨에게 공식 사과하고 앞으로 해당 테스트를 중단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항공사측은 이에 대해 “미국 이민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테스트였다”고 해명했다. 사이판은 다른 미국령과 마찬가지로 현지에서 출생한 아기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2018년 사이판 등 북 마리아나 군도의 미국령에서 원정출산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약 600명이었고 이 가운데 575명은 중국인 관광객이 낳은 아기였다.

사이판 국제공항/By Abasaa – Own work,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1589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