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데이비슨 트럼프에 정면도전

미국내 생산 강요 무시, 중국에 공장 건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체들에게 고용창출을 위해 국내 생산을 강요하고 있지만 미국의 명품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할리 데이비슨(이하 할리)이 중국에 공장을 건설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할리는 19일 중국의 쳰장모토차와 합작 법인을 설립, 중국에서 오토바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쳰장모토차는 중국의 대표적 오토바이 메이커로, 중국의 유명 자동차 회사인 지리가 대주주다. 지리는 중국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볼보를 소유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할리는 중국공장에서 주로 소형 오토바이를 만들 계획이다. 중국에서 수요가 더 늘면 대형 오토바이로 생산을 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다.

할리는 현재 해외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42%를 차지하고 있다. 할리는 해외 판매 비중을 2027년까지 절반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할리는 소비자를 찾아 공장의 해외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생산을 독려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할리는 소비자가 있는 곳에서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가장 큰 오토바이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할리는 중국에 오토바이 제조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할리는 국내 판매용은 국내에서, 해외 판매용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배트 레바티시 최고경영자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할리에게도 큰 기회”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할리가 EU의 관세를 피해 유럽에 판매할 오토바이를 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에 저주를 퍼부었다.

당시 미국은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EU는 미국산 오토바이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할리는 태국에서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EU의 관세폭탄을 피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할리를 공격했던 것이다.

그런데 할리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공장을 개설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논리를 가지고 미국 기업을 닦달하고 있지만 기업은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경제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시대의 삽화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할 모델/ 회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