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분쟁에 애플·아마존도 전전긍긍

반도체 수출 차질 빚으면 ‘클라우드 컴퓨팅’ 직격탄

한일간 분쟁으로 미국의 거대 IT 기업인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한일 분쟁으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경우, 애플 아이폰, 아마존과 MS의 클라우드컴퓨팅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국 IT기업들이 한일 분쟁으로 반도체 글로벌 공급체인에 이상이 생길 경우, 설상가상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단체들은 한일 양국에 분쟁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23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은 유명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혁신과 성장을 위한 원재료의 원천인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공급망 붕괴와 출하 지연을 막기 위해 즉시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은 반도체 공급 체인에 이상이 생길 경우, 막대한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에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아마존과 MS도 한국산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이미 화웨이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IT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화웨이 관련 제재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샤운 로체 S&P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T산업에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치논리를 적용하면 IT생태계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며 “한일의 분쟁은 반도체 공급체인을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5년 전만 해도 반도체 산업에 정치논리를 들이대는 경우는 없었다”며 간접적으로 일본을 비판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