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민주, 지지율 추락에 ‘뒤숭숭’…”이재명 출당·제명” 청원

비명계 ‘이재명 사퇴론’과 맞물려 촉각…친명 “지지율 곧 회복” 무시

이재명, 민생 카드로 반등 모색…금주 ‘안방’ 경기서 경청 투어 재개

현대시장 화재 발생 경위 듣는 이재명 대표
현대시장 화재 발생 경위 듣는 이재명 대표

한국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심상치 않은 지지율 하락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마저 나오자 당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2월 28일∼3월 2일, 성인남녀 100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집계됐다.

수도권 심장부인 서울은 물론 민주당 텃밭인 호남과 40대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10%포인트 넘게 내리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세가 총선을 딱 1년 앞둔 내달 초까지 이어질 경우 비명(비이재명)계발 ‘이재명 사퇴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 지지율 침체가 장기화하면 계파색이 옅은 수도권 초재선들조차 지도부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이 지역구인 한 초선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지지율이야 출렁이기 마련이지만 서울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떨어진 건 위험한 시그널”이라며 “이 추세가 계속되면 서울 의원들이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청원하는 글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청원하는 글 더불어민주당 국민응답센터 홈페이지 캡처

공교롭게도 갤럽 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이 대표의 사퇴 및 출당·제명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동의자는 이틀 만에 3천 명을 넘었다.

청원자는 청원취지에 “이 대표는 당의 가치와 정의를 훼손하고, 당을 분열을 이끈 장본인”이라며 “민주당은 소수의 ‘개딸'(개혁의 딸·강성 지지층)이나 이재명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비명계 주축 모임인 ‘민주당의 길’이 오는 7일로 예정된 정기 토론회에서 어떤 주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간신히 부결된 ‘이재명 체포동의안 사태’ 여파에 다음 날 만찬 모임을 취소한 바 있다.

비명계 한 의원은 “7일 토론회를 열지 말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의견을 더 모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전북서 회의 주재
이재명 대표 전북서 회의 주재

반면 당 지도부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에 따른 일시적 조정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꺼리고 있다.

여당의 전당대회 효과가 완전히 걷히는 3월 말께부터는 지지율이 회복세를 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지도부는 최근 여론조사상 중도층 다수는 여전히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갤럽 조사상 우리 당 지지자들이 일부 빠져나간 것은 맞지만 곧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비명계가 여론조사 결과마저 이 대표의 공격 포인트로 삼으려는 것은 다 같이 죽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는 이 대표가 그간 중단했던 ‘경청투어’를 재개,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자신의 정치적 ‘안방’인 경기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경기지사 시절 자신의 대표 업적인 ‘수술실 CCTV’가 설치된 한 병원을 찾을 예정이다.

민주당 ‘현장 최고위’는 지난 1월 27일 전북 익산에서 연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날 밤 큰불이 난 인천 현대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화재현장에서 ‘본인의 사퇴 청원 글이 올라온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화재 피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