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미국 입국 아직 문제 없다”

여행경보 자국민 대상…한국발 입국에 제한두지 않아

내부 상황 악화에 따라 제한 가능성 여전히 열려 있어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에 대한 해외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면서 한국발 미국입국이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19일 여행경보를 4단계(여행 금지·Do Not Travel)로 높이고, 자국민들에게 모든 해외여행을 피하라고 권고(advise)했다.

국무부는 지난 11일 모든 해외여행에 대해 ‘재고(Reconsider Travel)’를 권고한 3단계를 발령한 지 8일만에 경보를 한단계 높였다.

국무부가 전세계 모든 지역에 4단계 경보를 발령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 4단계 경보가 발령된 곳은 북한과 이란,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등이다.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에서 창궐하면서 지난 2월 중국과 대구가 4단계 경보에 추가됐다.

국무부는 이번 경보에서 미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은 해외에 장기 체류할 생각이 아니라면 즉시 귀국하는 방편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해외에 거주중인 미국인은 다른 국가로의 이동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발병을 겪고 있어, 충분한 사전경고없이 여행금지와 의무격리, 국경폐쇄, 외국인 입국금지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항공사들은 상당수 국제 노선을 취소했으며 크루즈선 운항사들도 운항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번 여행경보는 미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국발 미국 입국과는 무관하다.

현재, 미국행 승객을 대상으로는 3단계 발열체크 등 검역이 실시되고 있다. 당초 항공사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지난 11일부터는 우리 정부가 직접 시행하고 있다.

또한 미 국무부는 19일부터 자국 여행경보 기준 제 2, 3, 4단계 경보가 발령된 국가에서 정규 비자 업무를 중단했지만 ‘사증 면제 프로그램(VWP)에 따른 전자여행허가제(ESTA)는 허용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미국에서 입국한 미국인은 209명, 미국으로 출국한 한국인은 166명이다.

다만,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이 타국발 입국에 제한을 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한국발 입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이란에서 지난 14일 간 체류했던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지난 13부터는 유럽 전체를 전격적으로 포함시켰다.

아울러 미국령 괌 정부는 19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국에서 일주일 이상 체류 후 괌에 입국하는 비거주자들에게 도착 전 72시간 이내 발급된 비감염 확인증 소지를 요구하고 있다.

비감염 확인증 미소지자들에겐 14일간 자가격리 혹은 지정된 시설에서의 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괌 정부는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감염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국가나 다른 대륙의 국가들도 지금 현재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어떤 조치가 필요하면 다시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한 탑승객이 체온을 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