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피자가 고전하는 이유는?

배달시장도 호황인데…치킨에 밀린 피자, 활로찾기 고심

1인 가구 증가·즉석조리품 영향…1인용 피자, 드론 배달

피자
피자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국에서 몇 년 전만 해도 치킨과 함께 야식이나 배달 음식의 양대 메뉴로 꼽혔던 피자가 지금은 치킨에 크게 밀리고 있다.

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피자업계 1위 브랜드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2328억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 1087억원보다 1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킨업계 1위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연결 기준 매출이 1441억원에서 4476억원으로 210.5% 뛴 것과 비교하면 도미노피자의 성장세가 약했다.

3위 한국파파존스는 지난 10년 사이에 연매출이 259억원에서 525억원으로 10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킨업계 2위 bhc치킨 매출은 602억원에서 4003억원으로 565.0%, 3위 제너시스BBQ는 1599억원에서 3256억원으로 103.6% 늘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처럼 피자업계와 치킨업계의 매출 격차가 커진 이유로 1인 가구 증가와 제품 판매 채널의 변화 등을 들고 있다.

치킨과 피자를 모두 파는 외식 브랜드 관계자는 “치킨은 배달 시장의 급성장에 편승해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피자는 내점 고객은 줄어든 반면 포장 고객은 대형마트에 뺏겨 성장이 더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8월 이마트의 즉석조리 피자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피자업체마다 다양한 메뉴를 내놓지만 BBQ의 ‘황금올리브’나 교촌치킨의 ‘허니콤보’처럼 소비자를 확 사로잡으며 매출을 대폭 끌어올리는 히트 메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꼽힌다.

피자업체 관계자는 “피자는 크기가 커서 1인 가구가 늘어날수록 판매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시장이 호황을 맞았음에도 피자 배달 매출은 생각처럼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자업체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달 국내 피자업계 가운데 최초로 세종시에서 드론을 활용한 피자 배달을 시작했다. 도미노피자는 앞으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배달에 드론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자헛은 지난 5월부터 배달 앱 요기요를 통해 1만원 후반대에 1인용 피자를 포장 판매하고 있다. 또 추억의 캐릭터 둘리 만화 주제가로 광고를 만드는 등 옛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MZ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를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