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한국산 검사키트 못쓰는 이유는?

한국 언론 “FDA 승인 못받아 사용 못해” 오보

면봉-분석인원 등 부족해 현재 3200개만 활용

WP “구입가격도 비싼 편…트럼프 말이 맞았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18일 대한항공 특별기로 공수해온 한국산 코로나19 검사키트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워싱턴포스트가 29일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로 인해 ‘한국사위’로 불리는 호건 주지사의 한국 검사키트 구입은 미국과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구입 과정에서 유미 여사의 노력이 부각되면서 미주 한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검사키트는 1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사용되지 못하고 창고에 사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 중앙일보는 단독기사라며 한국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해 “FDA벽에 막혀 사용을 못하고 있다”며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하자 호건 주지사가 정치적 부담과 의학적 책임문제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한국산 검사키트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던 호건 주지사는 29일 “한국에서 구입한 검사키트를 너싱홈 전수검사와 핫스팟 지역의 검사를 위해 우선 사용하겠다”고 처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주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FDA 등 보건기관의) 규제문제는 이미 1주일 전에 해결됐으며 면봉과 진단시약 등의 부족 및 주내 검사시설의 처리용량을 고려하느라 사용이 지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 벽에 막혔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오보라는 것이다.

현재 50만개의 한국산 검사키트 가운데 사용된 분량은 3200개로 모두 주정부가 운영하는 검사시설에서 분석됐다. 주정부 관계자는 “주전역에서 언제 한국산 검사키트를 보내줄 것이냐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사실 언제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호건 주지사가 화려하게 포장한 ‘팡파르’와는 달리 검사키트 자체는 현재 메릴랜드주를 비롯한 미국에서 부족한 제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검사키트 제조업체는 출발은 한국보다 늦었지만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검사키트를 제조해 5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건 주지사가 구입한 한국 랩지노믹스사 제품과 같은 검사키트를 제조하는 미국 코-다이그노틱스사는 워싱턴포스트에 “메릴랜드주가 원했다면 50만개를 한국제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지사 오피스는 “계약이 이뤄진 4월 2일 당시에는 한국산 제품보다 더 좋은 조건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호건 주지사가 펜스 부통령에게 부탁했으면 더 싼 가격에 미국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호건 주지사는 한국 검사키트 1개당 18.93달러를 지불했지만, FEMA(연방 재난관리청)는 1개당 13.67달러에 같은 검사키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인정하기 싫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맞았다는 내용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래리 호건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Larry Hogan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