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탈리아, 현재로선 추가 여행제한 없다”

펜스 부통령 4일 기자회견서 밝혀…”면밀히 살펴”

보건당국 “데이터 근거해 매일 실시간 평가 가능”

미국 정부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당장 추가적인 여행제한·금지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4일 밝혔다.

미 정부 ‘코로나바이러스 차르'(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이탈리아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 강화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시점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여행제한 또는 금지조치 취하라’는 보건당국의 권고는 없다”면서 “우린 관련 자료와 발병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러지·감염증연구소(N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한국·이탈리아 상황은) 매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있고, 데이터에 근거해 바로 바로 결정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이탈리아 북부와 한국의 상황은 ‘특별'(unique)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4일까지 5621명, 그리고 이탈리아에선 3089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바이러스 발원국 중국을 제외한 국가·지역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수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건 그만큼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에선 올 1월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보고된 이후 지난 45일 간 14만여명이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1월1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으나, 후생노동성 공식 집계상 이달 4일까지 일본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6519명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해 일본 정부가 선상 격리 등의 조치를 취했던 국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3700여명을 모두 더하더라도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1만여명 수준으로 한국과 큰 차이가 난다.

한국 등의 코로나19 상황이 ‘특별하다’는 파우치 소장의 발언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White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