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더 안전하다”던 싱가포르, 2주만에 폐쇄

개학 이틀만에 유치원 집단감염…가정 온라인 수업 대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아이들에게 학교가 더 안전하다’는 논리로 개학을 강행했던 싱가포르가 결국 학교를 폐쇄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

3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는 8일부터 모든 학교가 완전한 가정 학습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예정대로 학교의 개학을 강행한 지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나온 조치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세계 여러 나라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휴교령을 내린 상황에서 유일하게 학교 문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옹 예 쿵 교육부 장관은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라며 오히려 집에서 어른들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더 많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는 “싱가포르 내 학생 환자 중 학교에서 감염된 사례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도전은 개학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에 한 유치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2주 만에 기존 결정을 번복한 모양새다.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싱가포르 내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점도 정부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리셴룽 총리는 이날 휴교 조치 하루 전날인 오는 7일부턴 대부분의 업무시설을 폐쇄하겠다고 함께 발표했다. 시장, 슈퍼마켓, 병원, 교통, 은행 등 필수 업종은 제외된다.

이러한 조치는 다음달 4일까지 약 한달 동안 시행될 예정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한달 이상 더 연장될 수 있다고 싱가포르 정부는 설명했다.

리셴룽 총리는 “앞으로 몇주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촉구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U.S. Air Force photo by Senior Airman Renishia Richard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