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트럼프 ‘인종차별’ 규탄결의안 채택

공화 지도부 ‘표 단속’ 불구 4명 찬성표 던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16일 하원에서 채택됐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주도로 이 결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찬성 240표, 반대 187표로 가결 처리했다.

집권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결의안 표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반대’ 투표를 주문했으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프레드 업튼(미시건)·윌 허드(텍사스)·수전 브룩스(인디애나) 의원 등 모두 4명의 이탈자가 나왔다.

최근 공화당을 나와 무소속이 된 저스틴 애머시(미시건) 의원 역시 이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이민자 혈통의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을 겨냥, “완전히 재앙적인 정부가 들어선 나라에서 온 이들”이라고 지칭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윗에서 해당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으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뉴욕),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라시다 탈리브(미시간), 아야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이념에 관한 것”이라고 두둔했고,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부대표(루이지애나)는 트럼프 대통령 규탄결의안에 대해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대신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공격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모두가 진정하고 이제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우린 극좌파들이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하는 걸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은 이날 결의안 표결에 앞서 “민주당은 매우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 우린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당이고, (인종이 아닌) 개인의 내면을 믿는다”며 의원들에게 찬성 표결을 주문했다.

AP통신은 이번 결의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견고한 보수 기반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꽤 당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공격하고 민주당 초선 여성의원 4인방/Alexandria Ocasio-Cortez 인스타그램 Ocasio201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