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17만명…9월 델타 정점 넘어

오미크론에 곳곳 무더기 감염 속출…연말 연휴 대이동 시작돼 우려

코로나 알약 2종 확보…효능 떨어지는 기존 치료제 배포 일시 중단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평균 확진자가 17만 명에 육박하며 델타 변이 유행 당시 최고치를 넘어섰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만8981명으로 델타 변이가 정점을 기록한 지난 9월 1일 평균 16만5000명보다 많았다.

미국에서 팬데믹 이후 역대 최고치는 2차 대확산이 극심하던 지난 1월 12일 기준 24만8209명이다.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로도 전날 기준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8409명으로 지난 9월 델타 확산 당시 최고치를 넘겼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어느 변이보다 빠른 전염 속도를 보이면서 미국에 첫 환자가 나온 지 3주 만에 50개 주 전체로 퍼지며 우세종이 됐다.

뉴저지주에선 전날 대비 59% 증가한 1만5000여 명 환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대형 유람선 집단 감염도 이어졌다. 최근 미국 크루즈 업체 로열캐러비언의 한 유람선에서 48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다른 유람선에서 5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NYT는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서 거의 ‘수직적 증가세’라며 이 추세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일평균 환자가 100만 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확산세가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22일 기준 항공기 탑승객은 208만1297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날(193만7235명)을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여행 수요가 겹치자 항공사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며 직원의 격리 기간을 단축해달라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요청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업계를 대표해 CDC에 보낸 서한에서 백신 완전 접종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돌파 감염 직원에 대해선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해달라고 건의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며 정부 방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을 독려하며 방역 정책에 자신감을 보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백신 접종자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2억 명이 이미 백신 접종을 마쳤다”며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회견에서도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무상 공급하겠다며 백신과 부스터 샷 접종을 당부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 치료 알약 2종을 확보하며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했다.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에 이어 이날 머크앤드컴퍼니(MSD)의 코로나 알약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했다.

이어 생명공학 회사 리제네론과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기존 항체 치료제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치료제의 배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증상이 없는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여 일선 현장에 빨리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