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일본에 전시된다

 

1일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주최측 “표현의 장소 빼앗긴 작품 20여점 선보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내달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에 전시된다.

31일 아사히신문은 오는 8월1일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막하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국제예술제에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전시 장소는 아이치 예술문화센터다.

이는 2012년 한국인 사진가 안세홍씨가 도쿄에서 연 위안부 사진전이 중단된 일을 계기로 시민 실행위원회가 3년 뒤인 2015년에 개최한 ‘표현의 부자유전’의 속편에 해당한다.

기획전에는 여러 이유로 표현의 장소를 빼앗긴 작품 20여점이 전시되는데, 여기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갈등이 되는 평화의 소녀상도 포함됐다.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아이치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은 “표현의 장에서 배제된 작품들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작년 당시의 실행위원들과 다시 개최하는 것을 타진, 새로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평화의 소녀상은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작품으로, 2015년과 같이 2점을 선보인다. 이중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의 ‘미니어처’는 2012년 도쿄도 미술관에 전시됐다 철거됐던 것이다. 공립시설에서의 전시는 그 이후 처음이다.

주최 측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우익 세력의 전시 방해 우려가 제기되지만, 경찰 등과 공조해 경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쓰다 감독은 “감정을 흔드는 것이 예술인데 ‘누군가의 감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표현을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정치적 주장을 하는 기획전이 아니다. 실물을 보고 각자가 판단하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3년에 한 번 아이치현 내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다. 다음 달 1일 개막해 10월14일까지 75일동안 일본 국내외 예술가 90여개팀이 참여한다. 4회째인 올해 주제는 ‘정(情)의 시대’다. /뉴스1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8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소녀상의 머리에 화관이 씌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