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하이힐 대신 플랫슈즈”

불편함 벗어던진 그녀들…’편한 신발’로 MZ세대 공략

최근 한달간 블로퍼·플랫슈즈 판매량 3자릿 수 ‘성장’

#직장인 A씨가 입사 직후 즐겨 신던 하이힐은 최근 ‘장롱행’이 되고 말았다. 회사가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하면서 좀더 편안한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게 되면서다. 그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도입되면서 단화나 운동화를 즐겨 신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굽이 높은 하이힐 대신 발이 편안한 ‘플랫 슈즈’나 ‘스니커즈’는 꺼내 신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날씬한 몸매 연출에 신경 쓰는 대신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어서다.

28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7월 27일~8월 26일) 여성 블로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또 낮은 굽의 여성 플랫슈즈(123%)·옥스포드화(113%)·뮬(31%) 역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남녀 운동화 판매량 역시 1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 웨지힐의 판매량은 33% 줄었다.

과거 격식 있는 자리에서 ‘하이힐’을 신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체형 불균형은 물론 족저근막염 등을 유발해 발 건강을 헤치는 주범으로 꼽혀왔지만, 몸매 보정 효과가 뛰어나고 각선미를 살릴 수 있어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혀왔다.

슈펜X밤비걸 FW 버전 플랫슈즈.© 뉴스1

하지만 최근에는 ‘내 몸 긍정주의’가 확산되면서 불편한 하이힐 대신 플랫 슈즈나 스니커즈 등 편안한 신발이 대세로 등극했다. 하이힐을 착용하면 다리 라인을 부각할 수 있지만 높은 굽으로 인해 무릎 및 허리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일상적이면서도 간걸한 스타일의 ‘놈코어룩'(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에서 출발했다. 스니커즈에 와이드팬츠 처럼 무난한 의상을 매치해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뽐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국내에서 유행하는 스타일 역시 빠르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놈코어룩의 대표 주자는 너무 화려하거나 개성 넘치는 옷이 아닌 베이직한 디자인의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SPA(제조 유통 일괄) 브랜드다. 베이직한 의류 뿐 아니라 편안한 신발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M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대표 브랜드는 이랜드리테일의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이다. 슈펜은 유튜버 ‘밤비걸'(심정현)’과 협업해 이번 FW(가을겨울) 시즌 여성 플랫슈즈를 선보였다.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색상도 7가지로 출시했으며 한국 여성 체형에 맞춘 편안한 착화감이 특징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러닝화뿐 아니라 스타일리시하고 개성있는 스타일을 지향하는 스니커즈 ‘마유’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기능성 운동화 뿐 아니라 개성있는 스타일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힌 것. 특히 최근에는 인기 싱어송라이터 ‘비비’를 앰버서더로 발탁해 2030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슈콤마보니도 올해 슈즈 트렌드인 로퍼 및 페미닌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다양한 ‘스니커즈’를 선보인다. 청키한 굽에 가죽 꼬임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로퍼 ‘비보’와 리본 실반 끈이 포인트인 체크 패턴 스니커즈 ‘홀리’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대중화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생활화되면서 원말이웨어 의류뿐 아니라 편안한 신발이 인기”라며 “착화감이 편한 데다 스타일리시한 ‘놈코어룩’의 대중화로 굽이 높지 않고 편한 신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슈콤마보니 스니커즈 ‘홀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