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하버드 입학생, 미국 입국 거부

“페이스북 친구가 올린 반미적 게시물 문제삼아”

하버드 “가족 및 당국과 협력해 문제해결 노력”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팔레스타인 출신 학생이 미국 입국 심사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27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재 레바논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 출신 학생 이스마일 아자위(17)는 지난 23일 하버드대 입학을 위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로건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들어왔다가 미 세관국경보호청(CBP)으로부터 입국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아자위는 세관청 소속 관리가 8시간 동안 자신의 종교에 대해 물었고, 5시간 동안 자신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검사하더니 사무실로 불렀다고 주장했다.

아자위는 “그 관리는 내 페이스북 친구목록에서 미국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견을 게시한 사람들을 발견했다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자위는 “내 타임라인에는 정치적 논의를 담은 게시물이 없다”며 “문제되는 게시물과 나는 아무 상관이 없고, ‘좋아요’ 또는 공유를 누르거나, 댓글을 단 적도 없다. 그 관리에게도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에 난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세관청은 아자위를 레바논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세관청은 “아자위가 입국심사 도중 발견된 정보에 기반해 ‘입국 불가 판정’을 받았다”면서도 구체적인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와 법 집행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세관청은 “모든 입국심사자는 건강관련 배경, 범죄기록, 보안, 노동인증, 이민법 위반 여부 등 모든 사유에 대해 입국 가능 유무를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적 세부사항은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미국 법은 정치적 견해나 관점만으로는 그 견해가 합법인 한 비자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하버드대 대변인은 “학교는 아자위가 이번 가을학기에 수업을 들을 수 있길 바란다”며 “학생의 가족과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아자위가 수일 내로 학교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법 이민자뿐만 아니라 모든 입국자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감시하기로 하는 등 이민 문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왔다. 일각에서는 이 조치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