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실제 창조자는 스카비노

‘왕좌의 게임’ 패러디 트윗 등 구상…주요 내용 자문

기획부터 인증까지… ‘트럼프 비위맞추기’ 에 비판도

대중과의 소통 수단으로 트위터를 중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사진)에게 소셜미디어 관리 뿐 아니라 트윗 작성 및 내용에 대한 인증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월 25일자 <이상연의 미국정치 이야기-트럼프 트위터의 비밀> 참조

16일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여명의 전현직 백악관 관리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민정책에서 시리아 미군 규모 등 중요 정책 관련한 트윗이 스카비노 국장을 거쳤고 향후 2020대선에까지 그가 중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스카비노 국장은 16세에 골프 캐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그후부터 그림자처럼 대통령을 따랐던 인물이다. 소식통들은 민감한 정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긍정과 조언을 얻기 위해 대통령이 그에게 자주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가장 강력한 예로 지난해 12월 느닷없이 발표한 시리아 미군 철수 계획을 반대하러 올해 초 의원들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스카비노 국장더러 “내 정책이 얼마니 인기있는지 이들에게 말하라”고 한 것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리티코와의 한 인터뷰에서 “스카비노 국장이 내가 매일 수십 개씩 트윗을 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트윗을 써놓고 자주 댄을 거친다”면서 “그는 정말 좋은 사운드보드(결정 등에 대해 반응을 묻는 대상)다. 상식이 많고 감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트윗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백악관 내부에서는 극비사항이다. 하지만 백악관 관계자들은 물론 대통령 자신도 소셜미디어를 달구는 트윗이 대부분 스카비노 국장의 작품인 것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카비노 국장이 트윗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트윗은 내가 직접 한다”고 했지만 “경우에 따라 내 트윗의 형태(shape)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이란을 겨냥한 트윗이나 최근 ‘왕좌의 게임’ 스타일 트윗도 스카비노 국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전현직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의 모든 참모들이 떠난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 됐다는 점에서 스카비노 국장을 ‘생존자’로 간주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스카비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내 많은 고위 관료들과의 강한 유대관계를 자신을 낮추는 태도와 백악관 내 막후 권력 싸움과 ‘거리 두기’로 유지하고 있다. 한 전직 백악관 관리는 스카비노 국장을 트럼프 진영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또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회피해 언론에 드러나지 않는 것도 생존의 비법으로 보았다.

스카비노 국장의 업무는 다른 행정부였다면 두번째 단계 정도의 중요도를 갖고 있지만 트럼프 하에서는 17만9700달러(약 2억1500만원)의 최고 수준 연봉을 받고 있고 지난달에는 디지털전략 선임보좌관이라는 업그레이된 직함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임한 폭스뉴스 전 임원인 빌 샤인을 비롯해 집권 후 5~6명의 백악관 공보국장을 고용했지만 결국 이는 필요없는 자리라고 결론내린듯하다고 폴리티코는 보고 그 이유가 그에게 스카비노가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하지만 트럼프 비판자들은 중요한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인기와 관심이 좋은 정책의 척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또 스카비노 국장이 대통령과 소통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일부 사람들은 그가 대통령을 끊임없이 안심시키고 얼마나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지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트럼프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