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CNN 상대 명예훼손 소송 기각

“대선 때 러시아 도움받는 방안 검토했다” 주장 칼럼 게재

조지아주 연방법원 “악의적으로 발행됐다는 점 입증 못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가 ‘대선 때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주장하는 칼럼을 실은 CNN방송을 상대로 낸 소송이 기각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 북부 연방법원 마이클 브라운 판사는 12일 트럼프 선거캠프가 CNN방송에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래리 노블 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법무실장이 지난해 6월 CNN방송 홈페이지에 기고한 칼럼을 문제 삼았다.

노블 전 실장은 ‘외국 정부에 상대 후보 중상모략을 요청하는 것은 범죄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이 혐의로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를 기소해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캠프가 대선 때 다시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방안의 잠재적 득실을 평가한 뒤 이를 선택지로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대선 때 러시아의 개입을 모색할 의사가 있었다는 의혹을 여러 번 반복해서 부인했다”면서 노블의 칼럼에 ‘조직적으로 정형화한 편향성’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판사는 노블의 칼럼이 악의적으로 발행됐다는 것을 트럼프 선거캠프가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시했다.

그는 “칼럼을 봐도 노블이 사실을 알았는데 이에 개의치 않고 칼럼을 발행했다는 점이 입증되거나 유추되지 않는다”면서 “노블이 현실적 악의를 가지고 칼럼을 발행했다는 원고의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실적 악의는 ‘허위임을 알거나 허위 여부를 생각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미국 법원은 이 개념을 토대로 공직자가 공무수행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한 언론사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이 명예훼손 범죄의 구성 요건인 이 악의를 입증할 책임은 원고인 공직자가 지도록 한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지난 3월 CNN방송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비슷한 시기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애틀랜타 CNN 본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