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도넘은 빌 게이츠 공격

“돈 벌려고 코로나 만들었다”…각종 루머 퍼뜨려

‘언젠간 당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 답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지난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료인들에게 감사하다’는 게시물을 올리자 이같은 댓글이 달렸다. 게이츠가 코로나19 발병과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내포한 이 댓글은 19일 현재까지 1만5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게이츠 창업자가 SNS 상에서 엉뚱한 화풀이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 창업자를 둘러싸고는 그가 코로나19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거나 게이츠가 수익을 위해 직접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등의 음모론이 줄곧 제기돼왔다.

지난달 게이츠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 발언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게이츠는 “어쩌면 코로나19의 완전 방역을 위해선 완치된 사람과 확진 판정을 받은 적 있는 사람, 백신이 보급된 뒤에는 그 백신을 맞은 사람 등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증거가 필요해질지 모른다”고 했다.

이를 두고 ‘게이츠가 코로나19를 명분 삼아 전세계 사람들에게 마이크로칩을 이식하려 한다’는 거짓 정보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같은 온라인 상의 공격은 최근 WHO 자금 지원 논란을 기점으로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의 불공정성을 들어 자금 지원 중단 결정을 내리자 게이츠 창업자는 이를 비판하며 ‘빌 앤 맬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WHO 기부금을 오히려 늘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이 게이츠의 SNS로 몰려와 각종 인신공격성 비난과 코로나19 관련 음모론을 공격적으로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클렘슨 대학에 따르면 지난 15일 게이츠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이 있은 뒤 24시간동안 게이츠의 트위터 계정은 평소보다 30배 많은 멘션이 달렸고 이들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었다.

그 중 상당수는 똑같은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자동계정’이 작성한 거짓 정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게이츠 재단의 마크 스즈먼 대표는 “거짓 정보는 종종 전염병보다 빠르게 퍼져나가고 때론 실제적인 해를 입힐 수도 있다”며 “코로나19는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치명적이다. 전염병 확산을 늦추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해야 하는 것은 질병에 대한 거짓이 아닌 진실을 퍼뜨리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