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은 입국금지…한국은 지켜보기로

유럽에서 미국 입국 30일간 금지…영국 제외

상황 호전중인 한국은 지켜보며 재평가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긴급 대응책을 발표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는 코로나19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내려지고 미국 내 확산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81명, 사망자는 36명에 달한다. 워싱턴주 등 19개주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코로나19 여파에 직면한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에 대한 전면적인 미국 입국 제한은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제한 해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이기는 하지만 금융위기 수준까지는 아니라며 시장의 우려를 달래려 애섰다.

◇ 한국, 상황 지켜보며 재평가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과 중국의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며 “양국의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한과 경고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미국 내 확산 우려로 영국을 제외한 유럽에서의 미국 입국 금지를 단행한 것과는 사뭇 다른 조치다.

미국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제한 조치 계획과 관련해 “한국, 이탈리아, 일본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확진자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에 도달했을 때도 입국 제한 조지까지 취하지는 않았다. 한국의 경우 검진이 빠르게 진행되고 정보가 투명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을 입국 제한 국가로 포함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외교부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는데도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해당 조치에 따른 외교·경제적 측면의 부정적 결과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서 대구는 4단계(여행 금지), 그 외 지역은 여행경보 3단계(여행 재고)를 권고한 상태다.

◇ 유럽에서 미국 입국 금지…영국 제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모든 입국을 30일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입국 금지는 13일부터이며, 다만 영국은 이번 제한 조치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영국은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더 이상 유럽연합(EU)의 일원이 아니며, 유럽 국가들 간의 국경 개방 조약 당사국도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귀국하는 미국인의 경우 ‘적절한 점검을 받은 경우’에 한해서 미국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 코로나 피해 개인 기업 위한 재정 지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아프거나, 격리되는 환자와 병원 종사자들에게 재정적인 구제책을 제공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재무부에 피해를 입은 특정 기업과 개인에 대한 세금 납부를 연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직원이 있는 기업에 자본과 유동성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1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White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