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에 직접 관여

“합의금 협상 전 통화”…FBI 문서 공개돼

코언, 대선 한달전부터 트럼프 통화 급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네는 데 적극 관여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문서들이 공개됐다.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문서는 코언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데 사용한 것이다.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및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과 입막음용 돈을 두고 대화를 나눈 정황이 담겨있다.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다니엘스와 전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과거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코언은 두 사람에게 각각 13만달러와 15만달러를 지급해 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문서들에는 ‘불법 선거기부금 계획’이라는 제목의 FBI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가 포함돼 있다.

이 청구서에는 코언이 입막음용 돈을 두고 협상하면서 다니엘스의 변호사와 ‘내셔널 인콰이어’ 타블로이드 신문의 발행사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의 임원 등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적혀있다.

특히 AMI는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기사들에 대한 권리를 사들이고 보도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돕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FBI는 코언이 입막음용 돈을 두고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는 트럼프와 약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화를 했고 대선캠프 참모들과는 거의 통화를 하지 않았으나, 대선이 한 달 남은 시점인 10월8일부터 트럼프 및 대선 캠프 참모들과의 통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문서에는 10월8일 저녁 트럼프와 코언, 힉스가 3자 통화 방식으로 4분 이상 통화했고, 코언은 힉스, 트럼프의 지인인 데이비드 헤커 AMI 최고경영자(CEO), 딜런 하워드 AMI 임원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한 뒤, 다시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8분간 통화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게다가 하워드는 코언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다니엘스의 변호사인 키스 데이비드슨을 거론, “키스가 그것을 할 거다. 내일 다시 모이자”라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FBI는 이어 하워드는 다음 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코언과 데이비드슨을 연결, 입막음용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MI의 변호사는 공개된 FBI 문서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힉스는 올해 초 미 하원의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 및 코언과 다니엘스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코언은 지난해 12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막음용 돈을 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탈세와 금융사기, 선거 자금법 위반 등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받아 징역 3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중이다.

스토미 다니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