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고리’ 20대 여비서 해고

웨스터하우트 대통령 가족 사생활, 언론 유출 혐의

트럼프 임기 초부터 ‘대통령 열쇠이자 비밀’로 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통하던 매들린 웨스터하우트(29) 대통령 특별보좌관 및 집무실(오벌 오피스) 운영 책임자가 29일 사임했다. 대통령의 가족 사생활 정보를 기자들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사실상 해고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 등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뉴저지 베드민스터 인근 호텔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비공개 만찬에서, 웨스터하우트가 자신의 가족과 백악관 문제에 대해 기자들에게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웨스터하우트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기자 한 명이 만찬장에서 웨스터하우트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는데, 웨스트터하우트가 자신의 대화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990년생인 웨스터하우트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부터 개인비서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앞에서 근무한 데다, 그를 거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조차 힘들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웨스터하우트를 ‘백악관의 문고리’로 묘사해왔다.

지난해 미국을 달군 베스트셀러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가가는 유일한 통로는 매들린이라는 여성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매들린이 열쇠(key)이자 비밀”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웨스터하우트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가족에 대해 말하는 것은 ‘레드라인'”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웨스터하우트는 현재 ‘분리된 직원’으로 간주돼 더이상 ‘백악관에 출입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웨스터하우트는 NYT 등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직원들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백악관의 국정상황에 대한 보도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이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웨스터하우트는 백악관 고위 관료는 아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 해고된 수많은 행정부 인사 중 한 명이 됐다./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통하던 매들린 웨스터하우트(29) 전 대통령 특별보좌관 및 집무실(오벌 오피스) 운영 책임자. (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