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덕봤던 페이스북 광고에 돈 ‘콸콸’

지난 대선 선거전략 ‘그대로 차용’…바이든도 맹추격

뉴욕타임스 “생일카드 광고 통해 지지자 연락처 확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페이스북 광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공격적인 페이스북 광고로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NYT는 올해 대선 주자들의 페이스북 광고 비용 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올해 쏟아부은 돈만 400만달러를 훌쩍 넘어 약 5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달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에 질세라 맹추격에 나섰다. 그는 최근 3주동안 100만달러 이상을 페이스북 광고에 집행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쓴 것보다 많은 금액이다.

대선 주자들의 페이스북 광고 지출액을 조사하고 있는 민주당 측 정치마케팅업체인 불리펄핏인터랙티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집중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불리펄핏은 최근 몇주간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든 유권자, 특히 55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했다고 분석했다. 고령 유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지지 기반이지만, 지난해 중간선거 당시 백인 여성이 민주당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73번째 생일(6월14일) 축하 카드에 서명해달라는 페이스북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73세가 되는데도 이 광고들에는 72세라고 쓰여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불리펄핏은 트럼프 대통령이 5주간 페이스북 생일 광고에 약 45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런 생일 광고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선거운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지자들의 연락처 수집’을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디지털 전략가인 마이클 던컨 캐벌리 공동창립자는 “생일 카드에 서명을 받는 건 지지자들을 재결합하고, 이메일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기존 기부자들과 더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광고 중에선 국경 폐쇄 필요성을 묻는 여론조사 형태의 광고도 있다. 다른 광고는 “민주당이 당신의 안전에 신경쓴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묻는다.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장벽’이나 ‘국경’이라는 단어를 광고 문구에 넣기도 한다. 이는 모두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도울 수 있는 메시지로 평가된다.

민주당 디지털 전략가 태라 맥고원은 NYT 인터뷰에서 “지난 몇 개월 간 이런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대선 주자들의 전반적인 선거 전략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페이스북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