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인정한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트럼프 “도입하겠다” 발표후 뉴욕-콜로라도주 등 신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를 위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진료소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량에 탄 채 검체조사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검사대기중 다른 확진 우려 환자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적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속한 검진이 가능하고,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방식을 도입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1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코로나19 확산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글의 협조를 얻어 인근 진료소를 안내하는 웹사이트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부정적이었다. 지난 6일만 해도 “효과적이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 확진자가 늘고, 검사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계속 되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 2월 경북 칠곡경북대병원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커피나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듯 차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마칠 수 있는 방식이다.

의료진과 피검사자의 접촉을 최소화해 교차오염 위험을 줄이고, 당초 1시간가량 걸리던 검사 시간도 10분으로 단축시켰다. 이를 통해 하루 최대 1만5000건 이상의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게 됐다. 현재 국내엔 40여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검사 방식은 세계 언론에서도 주목했다. 미국 CNN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해 “피검자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이 잠재적인 감염자와 접촉하는 것도 막아준다”며 “이는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의 본보기”라고 호평했다.

독일 슈피겔은 “한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코로나19’에 대해 준비가 잘 돼있던 나라였다”며 “드라이브 스루 검사법은 여타 방법들보다 안전하고 빠르며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미 하원 관리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청문위원들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가서 50개에 이르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서 검사받고 싶다. 우리는 왜 이런 게 없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프랑스도 한국이 성공적으로 취하고 있는 조치의 우수성과 그 방식을 배우고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안정성과 신속성을 검증 받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주요국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사실상 ‘의료 한류’라는 말까지 나온다.

유럽에선 영국과 독일, 벨기에와 덴마크 등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호주에선 남부 애들레이드 교외에 있는 리패트레이션 병원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개장했다.

미국에서도 워싱턴주·콜로라도주·뉴욕주·텍사스주·코네티컷주·캘리포니아주·미네소타주 등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개설을 발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우리나라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등을 설치해 검사의 편의성과 속도를 높인 점을 언급하며 “한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식은 중국·이탈리아와 정반대지만,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콜로라도 덴버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ABC new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