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는 ‘떠다니는 세균 배양 소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또 다른 온상으로 급부상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확진자 20명이 한꺼번에 확인되면서 크루즈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홍콩 3명 이어 일본 20명…감염자 ‘속출’ : 6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일본 요코하마(橫浜)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객과 선원 3711명 중 총 20명에게서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인됐다.

전날 10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10명이 추가로 감염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0일 배에 탔다가 25일 홍콩에서 내린 80세 홍콩 남성 감염자로부터 전파됐다. 이 배에는 한국인 승객 9명이 타고 있다.

일본에 이어 홍콩에서도 3600여명을 태운 크루즈선 ‘월드드림’호가 승무원 30여명이 신종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여 해상 격리 상태로 신종 코로나 감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홍콩에서 출항한 이 크루즈선은 4일 대만에 도착했지만, 대만 당국이 입항을 거부하면서 다시 홍콩에 돌아왔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익명의 의사를 인용해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이 배에 탄 승객 중 최소 3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 크루즈선은 ‘떠다니는 세균 배양 접시’ : 이 같은 신종 코로나의 잦은 발병은 한정된 공간에서 수천 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십 일을 함께 머무는 크루즈 여행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며칠 사이에 여러 나라를 방문해 손님들이 뭍에 올라 관광하고 다시 승선한다는 점도 전염병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크루즈선은 ‘떠다니는 페트리 접시(Petri dish, 배양접시)’라 불리기도 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페트리 접시는 세균을 배양할 때 쓰는 둥글고 낮은 접시를 말한다.

크루즈선이 신종 코로나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 세계 50개 크루즈 선사가 가입한 세계크루즈선사협회(CLIA)는 크루즈선이 출발하기 전 14일 이내에 중국 본토를 여행한 승객 및 승무원의 탑승을 금지하기로 했다.

개별 선사도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대형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와 MSC는 중국에서 출항하는 크루즈 운항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코스타가 운영하는 ‘코스타 스메랄다’호에서는 한 중국인 여성이 발열 증세를 모여 7000명에 가까운 승객과 승무원이 만 하루 동안 격리되는 일이 있었다. 크루즈선 특성상 한 명이라도 바이러스 감염자가 있다면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나온 조치였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Author Barryl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