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 성공사례] ① 브라질 ‘봉헤찌로’ 한인타운

1990년대 이후 한인 생활터전…한인 비즈니스 3300여개

한인회-총영사관-한국정부 ‘합동작전’…2010년 공식지정

건물주 대부분 유대인이지만 한국 기념 상징물 건립 추진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도 코리아타운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차세대들을 위해 소중한 상징이 될 코리아타운의 성공적인 설립을 위해 다른 코리아타운의 사례를 살펴본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편집자주

“북미에 LA 코리아타운이 있다면 남미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봉헤찌로 한인타운’이 있다.”

봉헤찌로 한인타운의 공식명칭은 ‘상파울루 한인구역(Bairro Coreano em São Paulo)’으로 상파울루 시정부가 지난 2010년 1월 문화특구로 공식 지정했다.

현재 브라질 한인 인구는 5만명 가량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98%가 남미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한인 5명 중 3명꼴인 3만여명이 여성의류제품 생산과 도소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의류산업의 중심지가 바로 봉헤찌로(Bom Retiro)와 브라스(Bras)구역(한국의 구)이며 이곳에 위치한 한인 비즈니스의 숫자만 무려 3300여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섬유생산국 가운데 하나이며 중저가 여성의류 생산 및 유통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동대문시장으로 대표되는 한국 장인들의 손기술과 유통능력 덕분에 세계 최대 브라질 의류업계에서도 한인들은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봉헤찌로를 코리아타운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지난 2006년 처음 가시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파울루 주정부가 대한민국총영사관에 ‘한국 문화의 날’ 행사를 요청하면서 한인들이 집중돼 있는 봉헤찌로에서 관련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이어 2008년 1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시 브라질 한인회 박동수 회장이 동포 간담회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한인사회가 코리아타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에서 외교적인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상파울루 총영사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고 김순태 당시 상파울루 총영사는 12월부터 상파울로 시의회 주요 인사들과 접촉을 갖기 시작했다. 한인회와 총영사관의 공공외교 ‘합동작전’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시정부는 한인 브라질 이민 50년을 앞둔 2010년 1월 시조례를 변경해 ‘봉헤찌로 한인구역’을 공식 지정했다.

상파울루 시정부는 한인구역을 한인 이민자들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문화특구로 지정됐지만 사실 경제적인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구역에 포함된 루스역(Estação da Luz) 주변의 노바 루스(Nova Luz) 재개발계획 등으로 봉헤찌로 지역의 의류 상권이 약화하자 이에 불안해하는 한인 비즈니스를 붙잡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시정부는 한인구역에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에 대해 한인사회에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실제 상파울루시는 1950년대 인근 리베르다지 구역을 ‘일본마을’로 지정하면서 일본인 사회에 개발비용과 개발방식을 전담시킨 사례가 있다. 그래서 일본마을에서는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자본으로 세운 일본식 건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봉헤찌로의 한식당/한국 고용노동부

하지만 한인구역이 이같은 개발권을 갖기는 아직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인구역 부동산의 소유주가 대부분 이곳에서 1930년대부터 거주했던 유대인들이기 때문이다.

상파울루 한인사회는 지난 2018년 한인타운 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봉헤찌로 한인타운을 관광 명소로 만들고 경제적 독립까지 이루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같은해 3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봉헤찌로 한인타운 중심가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기념상징물 건립물 기공식을 갖고 한국 전통인 장승을 모티브로 하는 상징물 ‘우리(Uri)’를 만들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봉헤찌로 한인타운 소개 동영상-유튜브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