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요감소에 죄없는 닭도 희생

학교, 식당들 문닫아 치킨-달걀 판매처 사라져

달걀도 부활절 후 공급과잉…수십만마리 폐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와 식당 등이 문을 닫자 닭·달걀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에서 닭 수십만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1일 최근 미 중서부 미네소타주 올버니에서 달걀 생산농장을 운영하는 캐리 머겐이 닭 6만1000마리를 폐사시켰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머겐은 그동안 식품회사 데이브레이크푸드와 공급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려왔다. 그러나 데이브레이크가 코로나19로 임시 폐업하고 근로자 300명을 해고하면서 더 이상 사료 등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머겐은 “9일 이른 아침 인부 15명이 이산화탄소를 갖고 농장에 도착했다. 인부들이 닭을 수레에 모두 싣고 호스를 연결시킨 뒤 가스를 주입했다. 그리고선 컨베이어로 던져 끌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현장에 꽤 오래 있었는데, 정말 혐오스럽고 절망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살처분된 닭은 머겐 농장의 닭 6만1000마리 뿐만이 아니다. 머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최소 4개의 달걀 농장에서 24만마리 넘는 닭이 안락사됐다고 한다.

머겐의 아내는 “살처분된 닭보다 수입이 없어진 우리의 고통이 더 크다”며 “당시 우리의 수입도 함께 안락사 당하는 느낌이었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더힐은 “코로나19로 학교와 식당, 요식업자들이 폐업한 영향이 농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유와 상추에 이어 이젠 달걀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사진/Image by Thomas Quinn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