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랑 표현도 바꾼다…사라지는 ‘스킨십’

키스, 포옹, 악수 안 하기…타인과 1m 이상 거리 두기

2일 현재 전 세계 66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함에 따라 지구촌 일대에서 일상적이던 스킨십을 통한 애정표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각국 보건당국과 종교단체는 코로나19의 전염 가능성을 이유로 다른 사람과의 신체적인 애정표현을 자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국민들에게 악수와 뺨 키스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탈리아 일부 교회는 성찬식 때 전병을 신도의 손에 직접 쥐어주는 관례를 중단했다. 성찬식 자체를 취소한 교회들도 있다.

미국인들은 포옹과 하이파이브를,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들은 전통적인 뺨 키스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 러시아, 이란의 보건 당국은 포옹, 키스, 악수 등을 피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전염병이 돌 때 애정표현이 된서리를 맞은 사례는 역사에도 기록돼 있다. 1439년 페스트 창궐 당시 영국 왕 헨리 6세는 키스를 금지했다.

◇ 키스, 포옹, 악수 안 하기

전염병학자들은 신체 간 접촉을 제한하면 불과 두달 만에 수십개국으로 번지고 3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미네소타대학의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터홀름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돌 때는 애정표현 자제가 위험을 줄이는 몇 안 되는 적극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감염자 수가 1700명에 육박하고 최소한 34명이 사망한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충고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인 지오르기아 니그리 교수는 “사람들이 인사나 작별인사로 뺨 키스를 하지 말자고 말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퀸 메리 대학의 존 옥스퍼드 교수는 인터뷰에서 “습관을 평생 바꿀 필요는 없다”며 “단지 이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만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사회사학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유럽에서도 입맞춤 인사가 점점 줄어드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옹과 입맞춤을 중단하라고 권고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쁜 생각은 아니라는 암시를 줬다.

◇ 타인과 사회적 거리 두기

WHO는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의 신체적인 인사를 피하고 타인과는 최소한 1m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이례적인 시민들과의 만남에서 악수를 생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와 코로나19 진상 규명단의 책임자인 브루스 아일워드는 중국의 이 같은 타인과의 거리 두기와 자기 보호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

파리의 파스퇴르 인스티튜트 글로벌 보건부장인 아르나우드 폰타넷 전염병학자도 거리 두기를 찬성하며 1회용 휴지 사용, 손 자주 씻기, 소매 안쪽에 기침하기 등을 하라고 조언했다.

1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