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인체세포 침투 ‘관문’ 찾았다

미국 연구팀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의 ‘글리칸’이 감염 관문 역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인체 세포에 접근한 뒤 숨겨져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이 겉으로 드러나 침투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관문’이 발견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로미 아마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일 과학저널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겉을 덮고 있는 당 성분인 글리칸이 인체 세포 침투가 시작되도록 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글리칸 N343(자주색)이 분자 지렛대로 작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 청록색)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려 인체 세포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할 수 있는 열린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Terra Sztain, Surl-Hee Ahn, Lorenzo Casalino (Amaro Lab, UC San Dieg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글리칸 N343(자주색)이 분자 지렛대로 작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 청록색)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려 인체 세포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할 수 있는 열린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Terra Sztain, Surl-Hee Ahn, Lorenzo Casalino (Amaro Lab, UC San Diego) 제공]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를 파악하고 인체에 침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왔다. 지금까지 침투에 핵심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와 작동 등이 일부 밝혀졌으나 분자 수준의 작용 메커니즘 등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싸고 있는 글리칸은 인간 면역체계를 속이는 역할을 하며, 이전에도 사진이 촬영되긴 했지만 모두 정지 상태여서 어떤 움직임을 통해 감염에 관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의 움직임을 원자 수준에서 관찰한 결과 글리칸(N343)이 분자 지렛대처럼 작용해 RBD를 ‘아래’ 위치에서 ‘위’로 들어 올려 인체 세포의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자인 오스틴 텍사스대(UT 오스틴) 제이슨 매클렌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글리칸 관문의 작용이 없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이 인체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는 형태로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마로 교수는 약물을 사용해 글리칸 관문이 닫힌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발견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맞설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