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자 12% 백신완료, 항체 조사 착수”

웨스트버지니아주, 장기요양원 거주 노인 대상 조사

일부 전문가 “항체 수준만으로 백신효과 평가 힘들어”

미국에서 요양원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 증강을 위한 추가 부스터샷(추가접종)이 필요한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2일 비영리 의료매체 KH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최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당국이 8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요양원 거주자의 혈액에서 코로나를 퇴치하기 위한 항체 수치를 측정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사례 및 입원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예방접종을 받은 주민들의 면역 수준이 어느정도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코로나19 부스터샷 필요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최근 인도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해당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KHN에 따르면 지난 6월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 중 약 10%와 사망자의 1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었다. 미국 전체로 보면 지난 7월 코로나19 입원환자의 3%, 사망자의 1%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보고됐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주민 비율은 약 49% 수준이다. 특히 65세 이상 주민들 중 백신 완료 비율은 78.9%에 이른다.

주 당국은 “지난 2020년 말부터 코로나19 위험군인 장기요양 인구에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행했지만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충분한 면역력이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 “18개월 후 백신효과 절반”…이스라엘 부스터샷 시작, 영국은 9월부터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지난 29일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해 8월 1일부터 60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도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3200만명을 대상으로 3차 부스터샷을 접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화이자가 백신 접종 완료 약 4개월이 지나면서 백신 효능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나왔다.

화이자는 백신 효과가 2개월마다 평균 6%씩 감소해 18개월 이내에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3차 백신을 접종한 18~55세 연령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항체 수치가 2차 백신 접종 때보다 5배 증가했으며 65~85세 연령에선 11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8월 중순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접종에 대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주 보건당국은 요양원 입소자들에 대한 항체 검사가 FDA 및 다른 규제기관들이 코로나19 부스터의 필요성 여부를 평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부 전문가 항체 수준만으로 백신효과 판단 우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항체 수치에 대한 정보가 백신 효능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와서맨 캘리포니아주 백신자문위원은 “항체가 감소하는 것은 정상이며 그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면역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클레이 마쉬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보건과학대학 학장 겸 주 코로나19 대응 코디네이터는 “이번 조사를 통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FDA와도 협력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유일한 방어책이 아니어서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요양시설 관리자들에서 얼마나 돌파감염이 일어나는지와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직원들이 있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주 정부는 항체 검사를 통해 예방 접종 후 예상되는 항체 수준이 델타 변이를 중화할 수준인지를 측정할 계획이다. 또한 돌파감염 및 백신 접종자들의 입원 및 사망 사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 요양원 관계자들은 이번 계획에 지지를 보낸다면서도 백신 접종자들 중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한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크 로버츠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백신에 대한 보호가 약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화되더라도 여전히 사람들이 아프고 죽는 것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교차접종이 시작된 5일 서울 관악구 민방위교육장에 개소한 제2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