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성공’ 대만, 외교 목소리 키운다

중국과 차별화 성공, ‘마스크 외교’로 존재감 높여

중국의 압력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던 대만이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계기로 외교력 강화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현재 대만은 미국과 유럽, 수교국 15곳에 총 1000만개의 마스크를 지원하는 등 의료물자 원조 외교에 발벗고 나선 상태다. NYT는 대만 관리들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거둔 승리를 지정학적 승리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외교적 고립 시달렸던 대만, 조기 방역에 성공

대만은 반중 성향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얼마 남지 않은 수교국들의 ‘단교 선언’에 시달려왔다.

그러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 대만에는 준비된 인재가 있었다.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학원 방역학 박사 출신인 천젠런 부총통이 방역 책임자로 나선 것. 이후 대만은 신속한 여행제한 조치와 방문객 선별, 보호장비 비축분 배포 등으로 조기 방역에 성공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현재 대만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26명이며 이들 가운데 사망자는 6명이다. 대만 인구가 약 23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국 대비 피해 규모가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 대만, 코로나19 계기로 중국과 차별화

대만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중국 공산당과 완전히 반대되는 전략으로 이목을 끌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고 민간 부문이 방역 정책에 적극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차이 총통 또한 그동안 막후 외교를 펼치던 것과 달리 공개적으로 나서서 해외 정상들과 소통했다. 트위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격려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중국이 불량 진단키트와 저질 마스크로 비판을 받는 상황을 틈타 대만은 마스크 700만장을 유럽연합(EU)에, 200만장을 미국에, 나머지 100만장을 15개 수교국에 보내 관심을 모았다. 대만 시민 사회에서도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TaiwanCanHelp'(대만은 도울 수 있다) 해시태그를 퍼뜨리는 등 대만의 저력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대만의 이런 캠페인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대만이 중국발 입경을 바로 봉쇄하고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을 때부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과의 무역을 더 강도 높게 제한해 대만에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타이베이 국립정치대학 은퇴 교수 알렉스 창은 “중국과 정치적으로 거리를 두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그러긴 참 어렵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이후 경제 회복에 시동을 걸려면 여전히 중국 기업인들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