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 이틀 가족장…관혼상제도 ‘언택트’

문상·하객 대면 최소화…부조금 카드결제 확산

두 달 넘게 이어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노멀’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1. 최근에 조모상을 당한 친구가 단체 카톡방에서 코로나19로 현장에 안 와도 된다면서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친구 10명 조의금을 한꺼번에 모아서 전달하고 왔다. 현장에 가보니 화환은 정말 많은데 사람이 적여 좀 더 숙연해졌다. (27세 직장인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장례식장에도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계좌이체로 조의금을 전달하거나, 한 사람이 부의금을 다발로 들고 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최근에는 3일장 대신 2일장 절차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여파로 별도 조문객을 받지 않고 가족과 친지들만 참석하는 가족장도 느는 추세다.

상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문상객이 감소하면서 2일장을 문의하는 상주들의 연락이 늘었다”며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간소한 장례 절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에는 온라인 장례식,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장례식 등 새로운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일본 관혼상제 업체 ‘렉스트 아이’는 나가노현에서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조문객을 받는 시스템을 처음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는 장례식뿐만 아니라 결혼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예식장은 지난해 4월 주말(토요일·일요일)에 20건, 4월 한달에만 100건 가까이 결혼식을 치뤘다. 하지만 현재는 주말을 통틀어 한 건 혹은 아예 한 건도 없는 상황이다.

예식장 건물에 입주한 한 상인은 “지난해 이맘때면 사람들로 이곳이 바글바글거리고, 주차 문제 때문에 사람들끼리 싸우기도 했다”며 “올해는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예식장을 운영 중인 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예식장들도 다들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