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 미국도 손세정제·마스크 사재기

위생용품, 마트에서 30분 만에 사라져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두 명으로 늘자 손세정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에 있는 한 건강용품 매장에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화장지 진열대가 텅텅 비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카운터 직원에게 물건이 언제 들어오는지 따져물었다.

카운터 직원 에두아르도 가르시아는 “물건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트럭으로 새로 들어오는데 진열대에 올려놓으면 30분 만에 사라진다”며 “우리가 상자를 열자마자 손님들이 주워담는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의 한 홈디포 매장도 물품을 채 진열하기도 전에 고객들이 낚아채 갈 정도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허리케인에 대비할 때처럼 물품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마스크 품귀 현상은 치과 의사나 소방관 등 직업상 마스크가 필수인 직군에서 큰 우려가 되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브라이언 페네시 소방청장은 “지역 홈디포 매장 진열대가 모두 비었다. 아마존에서 찾아도 마스크가 안 보인다”며 “내가 적절한 마스크를 사지 못하면 우리 소방관들이 연기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국민들에게 의료진의 지시가 따로 없는 경우 마스크를 쓰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막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중국 우한이나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사람들 외에도 최소 25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연방 보건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더 많은 사람이 감염돼 공중보건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일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80명, 사망자는 2명이다.

홈디포 안내문/WISN-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