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전염력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답은 “심리적 불안과 공포”…”상호 신뢰로 극복해야”

‘슈퍼전파자’ 등 불안감 조성 표현 자제하고 ‘자기 격리’

 

‘공포, 불안, 혼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서 비롯된 한국 사회의 신드롬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24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30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이날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서운 속도로 커지면서 시민들의 정서적 불안감도 이에 비례해 증폭되고 있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마스크와 식품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심리적인 불안감 또는 공포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슈퍼전파자’ 같은 불안감 조성 표현을 자제하고 가족을 비롯한 작은 집단끼리 뭉쳐 공포감을 이겨내자고 제안한다.

김지호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불안증세가 커지면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성적인 불안과 부적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우려 속에서 기침소리라도 들리면 바로 자리를 뜨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를 피하는 모습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불안·공포를 의도적으로 배격하기보다 오히려 수용하자고 제언했다. 그는 “위기 상황임을 불가피하게 인정하고 가족을 비롯한 작은 집단까리 뭉쳐 극복하자”고 말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에 초점을 맞춘 극복 방안인 셈이다.

심리학자인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신뢰’와 ‘정부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뢰가 높으면 불안이 줄어든다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논리다.

김 소장은 “불안심리로 여러 이상행동이 불거질 수 있는데, 정부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강한 신뢰 구축을 이끌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불안감을 키우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중단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슈퍼전파자’ 같은 원색적인 표현은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어 자제가 필요하고, 코로나19 확진자들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인식이 요구된다.

대한의사협회도 지역감염 원인으로 지목되는 특정종교 신자들을 언급하면서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 없다”며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감을 표현한 바 있다.

이럴 때일수록 철저하게 예방수칙을 준수해 공포와 불안감을 해소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예방수칙의 하나로 ‘자가격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가격리의 구체적인 지침은 △밀착접촉 피하기 △마주앉아 길게 대화 피하기 △대화 시 마스크 착용하기 △수건 따로 쓰기 △손 세정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한국인의 자가격리는 ‘자신이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 따라 타인에게 감염시키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마스크는 필수품 가운데 필수품”이라고 힘줘 말했다./뉴스1

4일 오후 울산 남구 삼산지구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심시설로 분류돼 일시 폐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