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플라스틱 ‘항구적 환경 재앙’ 우려

“환경오염 해결” 환호도 잠시…’빨대 안쓰기 운동’ 옛말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간의 활동이 잠시 멈추며 되살아난 자연에 환호하던 자연보호주의자들의 탄성이 한탄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실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산활동이 줄어들자 사라진 공해에 인도쪽에서는 보이지 않던 네팔쪽 히말라야 산맥이 30여년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인간의 통행이 잦아든 도시 거리에는 야생돌물들이 거니는 진풍경들도 연출됐다.

세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멕시코 아카풀코해변에는 발광 플랑크톤이 60년만에 돌아와 바다에 하늘의 네온 별들을 퍼다놓은 듯한 장관이 연출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는 우려가 앞선다. 코로나19 위기가 꺾이고 다시 일상이 돌아오면 다시 사라질 ‘신기루’이다. 공장이 정상화되며 짙은 공해가 억누르고 꼬리를 잇는 차량에 짐승들은 다시 먼 숲으로 숨어들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이다. 그동안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도 물거품이 된 채 영구적 환경재앙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걱정어린 전망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인간의 최대 병기는 플라스틱이다. 의료진에 필수인 방호복(PPE), 장갑, 마스크 등은 물론 시신을 담는 배낭(백)도 모두 플라스틱 소재들이다.

더구나 발등의 불에 지금은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따질 시기가 아니다. 부족한 공급에 무차별적인 생산 확대만이 능사이다.

이에 코로나19 이후(포스트-코로나19) 플라스틱 재앙은 불보듯 뻔한 결과이다. ‘1회용 비닐 빨대 안 쓰기’ 정도로 넘어갈 가벼운 사안이 아닌 지구에 영구적 상흔을 남길 최악의 환경재앙이 될 것이라는 자연보호론자들의 우울한 전망이다.

미국 소재 NGO인 ‘해양 보존’ 소속 닉 말로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오염은 팬데믹이전부터 알아왔던 세계적 문제이다. 지금 우리는 그간의 노력들이 한순간에 다시 돌아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될 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콧구멍에 빨대를 낀 채 발견된 코스타리카의 바다거북. 심각한 플라스틱 해양 오염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코로나19로 그동안의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이 무위가 된 채 플라스틱 오염이 항구적인 환경재앙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환경론자들은 우려한다. (유튜브 캡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