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우리 사랑은 갈라놓지 못해요”

90세 남편, 방문 금지된 너싱홈 창밖서 “결혼 축하”

손수 만든 대형 카드에 “67년째 당신을 사랑합니다”

코로나19으로 너싱홈에 살고 있는 88세의 아내를 만나지 못하게 된 90세 남편이 67주년 결혼 기념일을 맞아 너싱홈 창밖에서 사랑고백을 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ABC 뉴스등에 따르면 밥 셸러드씨(90)는 치매에 걸린 아내 낸시(88)가 살고 있는 코네티컷의 한 너싱홈이 코로나19 감염우려로 지난 9일부터 외부인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간병인과 자녀, 친구들에게 부탁해 거의 매일 아내를 방문했던 셸러드씨는 큰 실의에 빠지게 됐다. 특히 14일은 이들의 67주년 결혼기념일이어서 셸러드씨의 상심은 더 컸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직장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히 방문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내를 만난 셸러드씨는 지난 67년간 4명의 자녀와 9명의 손주, 3명의 증손주를 두며 해로해왔다.

슬픔에 빠진 아버지에게 막내딸인 로라(51)는 “엄마를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창밖에서 풍선같은 것을 보여주며 결혼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전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셸러드씨는 풍선 대신 직접 대형 카드를 만들어 아내에게 보여주기로 작정했고 며칠간 식탁에 앉아 빨간 펠트지 등을 이용해 ‘최고의 카드’를 만들었다.

셸러드씨는 딸 로라와 함께 지난 14일 손수 만든 대형 카드를 들고 너싱홈 뜰을 찾았다. 그가 만든 카드에는 “지난 67년간 당신을 사랑해왔고, 지금도 그래요(I’ve loved you 67 years and I still do), 결혼기념일 축하해요”라고 적혀있었다.

로라는 “아버지가 자신이 만든 카드를 무척 자랑스러워했다”면서 “카드를 보여주며 내게 연신 ‘엄마가 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대형 카드를 들고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밥 셸러드씨/Coutesy of Laura Mikolajczak via GMA
단란한 밥과 낸시 셸러드씨 가족/Coutesy of Laura Mikolajczak via G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