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의 역사는 진행 중

국가대표-토트넘 오가며 최고 활약

20골 9도움, 최다 공격포인트 타이

챔스 결승서 전성기 화룡점정 노려

월드컵, 프리시즌,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FA컵, 리그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손흥민(27·토트넘)의 2018-2019시즌은 쉴 틈이 없었다. 지난해 6월부터 손흥민은 전 세계를 누볐다. 러시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쉴새 없는 일정이 겹쳐졌던 강행군이었다.

2017-18 시즌-러시아 월드컵-2018-19 시즌 준비만으로도 바빴지만, 손흥민은 지난해 8월11일 뉴캐슬과의 EPL 개막전을 끝으로 자카르타로 날아가 아시안게임을 소화했다. 와일드카드이자 주장으로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손흥민은 이 대회 금메달로 병역문제도 해결했고 토트넘과는 2024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아시안게임 후 토트넘에 복귀했지만 쉽지 않은 출발이었다. 11월이 다 지날 때까지 손흥민은 기복이 큰 경기력을 보이면서 리그 골 사냥에 실패했다. 주위의 우려가 커졌지만 우려가 기우였다는 듯이 지난해 11월25일 첼시전에서 환상적인 50m 드리블 후 득점으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면서 부활했다. 이 골은 팬들이 선정한 토트넘 ‘올해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세가 이어지기 전 다시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올해 1월 열린 ‘UAE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부상으로 빠진 기성용을 대신해 팀의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손흥민은 예상보다 일찍 짐을 싸야 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1대 0으로 패했다. 2019.1.25/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1대 0으로 패했다.

한국 팬들은 아쉬웠으나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의 복귀가 달가웠다. 팬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포체티노 감독이 선정한 ‘올해의 골’은 카타르 압델아지즈 하템의 아시안컵 8강전 결승 골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국은 카타르에게 패해 아시안컵에서 중도한 바 있다.

토트넘은 2019년 들어 악재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까지 리그와 컵 대회에서 승리를 이어가며 승승장구했지만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의 부상이 연달아 터지면서 목이 빠지게 손흥민을 기다렸다.

그리고 손흥민은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왓포드와의 24라운드 경기에서 쏘아올린 복귀골을 비롯 3게임 연속골을 기록하며 케인이 빠진 토트넘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EPL 32라운드에서는 새로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1호골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챔스에서도 손흥민이 팀을 이끌었다. 16강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이번 시즌 챔스 1호골을 신고했다. 백미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8강이었다.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몰아 넣으며 팀을 57년 만의 4강행을 이끌었다. 손흥민 본인도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3번째로 챔스 4강 무대에 나서게 됐다.

8강에서 나온 골로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다. 손흥민이 8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개인 통산 챔스 12골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전설인 막심 샤츠키흐(11골)를 넘어선 것으로 아시아인 최다골 기록을 쓰게 됐다.

잦은 국가대표 일정을 거쳤지만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17-18 시즌 손흥민은 18골과 도움 11개를 기록해 최다 공격포인트(29개) 신기록을 썼다. 리그 37경기, FA컵 7경기, 리그컵 2경기, 챔스 7경기 등 총 53경기에 출전해 작성한 기록이다.

하지만 2018-19 시즌은 잦은 국가대표 일정으로 리그 31경기, FA컵 1경기, 리그컵 4경기, 챔스 11경기 등 47경기에만 나섰는데 △리그 12골6도움 △FA컵 1골2도움 △리그컵 3골 △챔스 4골1도움 등 29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더 적은 경기를 뛰고도 최다 공격포인트 타이를 기록했다.

손흥민에겐 아직 1경기가 남았다. 어쩌면 손흥민 개인의 축구 역사 중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리버풀과의 챔스 결승이 바로 그것.

한국인으로는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출장이 유력시된다.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다면 자신의 커리어하이(2016-2017시즌 21골) 타이도 가능하다. 몰아치기 능력이 있는 손흥민의 커리어하이 경신도 노려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