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앨라배마 현대자동차의 ‘씁쓸한’ 선행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이 13일 몽고메리 지역 학교에 7만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 돈은 공립 중학교들의 로봇 교육을 위한 것으로 어번대학교와 함께 출범한 현대 로보틱스 프로그램(HIRE, Hyundai Initiative for Robotics Excellence)의 일환이다.

지역 학교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는 이미 지난해 몽고메리 지역 초등학교의 수학교육 프로그램인 ‘Hyundai ST Math Initiative’를 위해 25만달러의 거금을 쾌척했었다.

현대차는 이러한 교육 지원에 대해 “교육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 있는 현대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몽고메리 지역의 한인사회를 돌아보면 이러한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주류사회의 교육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현대차가 정작 지역 한인 자녀들의 교육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공장 법인장 부인 등 주재원 부인회가 주축이 돼 운영해오던 몽고메리 한국학교가 올해초 문을 닫았지만 현재 현대차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2004년 주재원 부인회가 ‘몽고메리 현대한국학교’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지역 한인 및 주재원 자녀들을 가르쳐온 지역 유일의 한국어 교육기관이었다.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이 주재원을 대거 파견하던 시절에는 한때 400명 이상이 등록해 동남부 지역 최대 한국어 교육기관이었고, 문을 닫기 직전인 지난해 가을학기에도 190명이 한글을 배우던 곳이었다. 현대차의 관심이 멀어지고 자원봉사와 지원이 끊기면서 이들 190명의 차세대들이 모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물론 한국학교 폐교가 현대자동차만의 책임은 아니다. 사실 내분을 빚어온 몽고메리 한인회와 지역 한인들의 책임이 더 크다. 하지만 현대차 공장이 주류사회에 쏟는 정성의 10분의 1만이라도 한인 차세대들에게 돌렸다면 한국학교가 폐교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쉬워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몽고메리한인회도 최근 제 궤도에 올라섰으니 지금이라도 현대자동차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논의해 차세대 한글교육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바른 수순일 것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5 thoughts on “[취재수첩] 앨라배마 현대자동차의 ‘씁쓸한’ 선행

  1. 참, 씁쓸한 기분 충분히 공감할수 있겠습니다 그려!!!

    그런데 지역 한인들도 서운타 생각만 하기 이전에 한가지 알고 넘아가야 할 매우 불편한 진실앞에서 한번쯤 옷깃을 여며볼 필요가 있겠다 싶소이다.

    무슨예긴고 하니 자고로 기업또한 정치인들의 생리나 한치도 다를바기 없다는 사실이외다.

    본시 정치인들은 표를먹고 살아가다보니 오직 자신에게 표를 찍어주는 유권자들만을 상전으로 떠받들어 모실수밖에 없는 생리를 갖고 있소이다.

    기업또한 자사제품을 소비해주는 소비자들만을 챙기게 될것은 불문가지가 아니겠소이까?

    현지 지역사회 동포들이 현대차를 구입해 타고다니는 현대차 소비자들이 과연 몇%나 되는지 부터 따져보면 대충 답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 말씀이외다….

    기업들이 창출해낸 이윤의 일부를 환원 하는
    대상은 사회가 아니라 소비계층들이 될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 아니 겠소이까???

  2. Junyeong Jang

    - Edit

    아니 한국회사가 봉인가..? 기부를 마치 의무라도 되는마냥 적어놓았네. 내가 만약 현대 관련자라면 솔직히 기분나쁠듯. 마치 학교가 폐지된것이 현대가 그쪽에 신경을 쓰지않아서이다라는 느낌을 읽는내내 지울 수가 없다. 그러면 현지에서 성공한 그 한인들은 대체 무얼하는것이며 한인회라는 단체가 애초에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도 생각해보아야함.

  3. 한쪽에서 보면 다 맞는말입니다 서로 서로 협력하면서 이해하고 전진해야지 누굴 탓할것 없어 보입니다 다만 한인회 만큼은 비영리 단체이고 섬기며 봉서하는 기관으로써의 직분을 다해주시기 바랄뿐입니다 미주 한인사회 어데든 똑같은 일이 생기는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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