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뒷이야기 ②

▶8월7일=김윤철 이사장이 전화로 “K 전회장 외에 출마를 의논할 분들에게는 모두 말씀을 드렸다. 내일 오전 한인회를 방문해 등록서류를 수령하겠다”고 통보했다. 추천서를 함께 받을 봉사자와 선거대책본부장, 공탁금까지 모두 준비됐다고. 신현식 위원장과 전화 통화. “월요일(12일)에 후배인 K씨를 통해 등록서류를 수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8월8일=오전 10시30분. 한인회관에서 김윤철 이사장과 선거대책본부장인 김문규씨가 등록서류와 추천서를 픽업했다. 본격적인 선거전의 시작. 신현식 위원장과의 경선이 기대된다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밤9시경 신 위원장이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왔다. “사고로 골반뼈가 부러져 내일 수술을 받게 됐다. 가족들과 상의한 결과 이번에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너무 아쉽다”는 내용.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곧바로 “경선 무산될 듯”기사를 보도했다.

▶8월9일=총영사관이 주최한 킹센터 인터내셔널 엑스포 축제 취재현장. 김윤철 후보와 절친한 L씨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불렀다. 내용인즉 “전직 회장 2명으로부터 밤늦게 연락이 와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 L씨에게 김윤철 후보의 대항마로 출마하라고 권유했다고.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고민해봐야 겠다”고 대답했다. 엑스포후 귀넷메디컬센터 둘루스 병동에 입원중인 신현식 위원장 문병. 신 위원장은 “한인회장 선거는 포기한 것이니 할 수 없지만 코리안페스티벌을 도와야 하는데 큰 일”이라고 어르신다운 걱정. (이후 L씨는 며칠간 ‘잠수’를 타다 13일 텍스트를 통해 “이번에는 한인회장 포기하겠다”고 답변)

▶8월28일=오전 10시경 김윤철 후보와의 전화통화. 격앙된 목소리로 “K 전회장을 인사차 찾았다가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 김 후보는 “현재의 심정으로는 2일 마감되는 한인회장 후보 등록을 해야할지 고민”이라면서 “K 전회장이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인가 질문했더니 “한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사를 써야 하는데 그게 싫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답이 없기에 “등록하지 않으면 반대하던 사람들이 ‘역시나’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8월29일=오전 8시30분경 김윤철 후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기자를 비롯해 여러 분들의 말을 듣고 밤새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다. 내일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하겠다”는 내용. 한인회에서 오후 3시경 “김윤철 후보가 30일 오후 후보등록을 한다”는 이메일을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오후 4시30분경 지역 기자들이 취재 요청 등을 공유하는 단체 카톡방에 홍성구 뉴스앤포스트 대표가 “한인회장에 출마하려고 합니다. 한인회관으로 출발합니다. 기자 여러분 저 좀 도와주세요”라는 요지의 톡을 올렸다. 반신반의했지만 들은 이야기가 있어 “K회장님 지원?”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네”. 오후 5시30분경 한인회관에서 즉석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인회관으로 가는 길에 다른 한인 인사에게 전화시도. 받지 않아 끊었는데 잠시 후 전화가 걸려왔다. “한인회장 출마를 권유하시는 분이 있어 통화중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한인회관에 도착해보니 타사 기자 1명도 다른 인사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취재수첩에 ‘이건 무슨 경우?’라고 적었다)

너무 늦게 덤비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김윤철 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라는 출마의 변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김윤철 후보와 전화통화. “경선이 되더라도 내일 등록한다. 멋지게 경선을 하겠다”고 답했다.

▶8월30일=오후3시 김윤철 후보 등록. 추천서 278장을 가져와 한인회비 납부자 명단과 일일히 대조하는 지루한 작업이 이어졌다. 기자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대조 현장을 점검했다. 모두 처음 하는 일이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200장 정도 대조한 뒤 오후8시경 “오늘은 이만하자”고 함께 한인회관을 떠났다.

▶9월1일=오후5시 홍성구 후보 등록. 이날은 다른 일정과 겹쳐 추천서 대조를 지켜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이후 전화로 취재. 홍성구 후보가 추천서 부족이라는 사유로 실격됐다는 결론.

▶9월2일=홍성구 후보가 오후 3시30분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통보. 홍후보는 기자회견문만 전달하고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떠나 기자들의 원망을 샀다. 선관위원들 취재결과 3일 오전 김윤철 후보에게 당선증을 교부하고 선관위를 해산한다고 했다.

집에 돌아와 한인회칙을 찾아봄. 선관위의 결정이 한인회칙에 어긋나는 것임을 발견하고 변호사 등에게 취재해 ‘한인회칙도 모르고 공탁금 다툼’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9월3일=오전 10시30분 예정된 선관위 기자회견. 선관위원들의 회의가 길어져 10시50분에 시작됐다. 예정대로 홍성구 후보의 실격을 발표하고 김윤철 후보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선거세칙이 한인회칙에 우선한다”고 선언. 홍성구 후보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결과에는 승복하지만, 공탁금은 돌려줘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