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뒷이야기 ①

선거관리위원회의 미숙한 일처리로 여전히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지만, 제34대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가 일단은 마무리됐다. 오랜만에 경선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다 결국 무산돼 아쉬움이 크지만 보이지 않은 곳에서는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연출됐다. 기자의 취재수첩을 통해 그동안의 뒷이야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주

▶5월15일=김윤철 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한인들이 없는 식당에서 만나자기에 무슨 일인가 의아. 결국 둘루스 IHOP으로 정했다. “오래전부터 고민해 온 문제”라며 “차기 한인회장에 나가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공탁금과 2년간 운영비로만 10만불 이상 써야할텐데…”라고 했더니 “개인적으로 준비한 자금도 있고 후원해주시겠다는 분들도 꽤 있다”고 답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테니 보도는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

7월3일=한인회 한 인사와의 점심식사 자리. 곧 구성될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관위원장으로 내정됐던 한 원로가 개인적인 자리에서 “김윤철 후보는 안된다”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돼 다른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고 귀띔. 선관위원장 임명권한을 가진 권기호 이사장이 크게 화를 내면서 “누구를 지지하는 것도 문제지만 누구는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것도 선관위원장으로서는 결격사항”이라고 비토했다고.

▶7월9일=오후 7시 한인회 3분기 정기이사회. 귀띔받은 대로 선관위원장에 어영갑 자문위원장이 임명됐다. 이사회후 김윤철 이사장 전화 통화. “선관위가 선거 공고를 내는대로 출마를 공식 발표하겠다”면서 “경선이 되더라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 어영갑 위원장은 한인회 이사 외 외부 영입 선관위원 후보에 대해 “김기수씨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

7월17일=오후7시 한인상공회의소 이사회. 상의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모임에서 선관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선관위원장 임명권한을 가진 김윤철 이사장의 뜻대로 권기호 한인회 이사장이 선관위원장에 임명되고, 김기수씨와 김 이사장의 한인회장 출마를 돕고 있던 이 혁 전 상의회장이 선관위원으로 위촉됐다. 취재수첩에 ‘오해받을 일’이라고 적었다.

▶7월24일=오후 2시경 애틀랜타한인회관. 신현식 소통위원장 및 김일홍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신 위원장이 김일홍 회장에게 “도와줄테니 연임하라”고 권유. 김회장은 “2년 했으면 충분하다”고 간곡히 거절. 신 위원장이 “그러면 내가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올해 84세. 마침 경제 단체장 한분이  “선관위원들이 출마 예상 후보와 식당에서 만나는 것을 봤는데 불법 아니냐”고 제보.

▶7월26일=오후 6시 명가원. 선관위의 선거 공고 기자회견. 예상했던 대로 선거 출마 자격에 80세 이하라고 명시했다. “특정 인사의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데 왜 이런 규정을 도입했는가”라고 질문했더니 “한인사회의 세대 교체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다른 기자들도 “나이 제한을 둔 것은 불법 소지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 김기수 부위원장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 지금 회의를 해서 수정하겠다”고 답변. 하지만 어영갑 위원장은 “기자가 지적한다고 우리가 바꿔야 하느냐”고 화를 냈다.

▶7월30일=선관위가 공식 선거공고 포스터를 이메일로 보냈다. 선거공고에도 여전히 ’80세 이하인자’로 출마자격을 제한. 한인회칙 제정에 관여한 변호사에게 전화취재. 해당 변호사는 “한인회칙을 위배하는 선거규칙은 무효이고 이로 인해 소송이 발생할 경우 선관위원들이 법정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유권해석. 해당 내용을 보도한뒤 30분후 선관위에서 다시 메일이 왔다. “80세 이하 규정은 취소하니 선거공고 포스터에서 지워달라”는 내용.

▶8월2일=후보등록 첫날. 김윤철 이사장과의 통화. “도와주는 사람들과 등록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답변. 신현식 위원장과도 통화. “마음은 정했고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