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역사칼럼] 22. 루이지애나 구입

“돈으로 영토를 두 배 늘리다”

땅은 우리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고 우리가 발로 딛고 살아가는 밑바탕이기도 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땅에 집착하게 되었는가 보다. 손바닥만 한 땅뙈기라도 있으면 전혀 없는 것보다는 훨씬 마음 든든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땅을 가진 사람은 ‘대지주’라는 타이틀로 남에게 군림하며 힘을 행사한 사실이 인류역사와 함께 해왔다. ‘땅’이라는 존재가 한 개인에게 의미하는 바가 이러할진대, 한 국가에 주는 ‘땅’의 의미는 더 절실하다. 한 개인은 땅이 전혀 없어도 생존하는 데는 크게 지장 없지만, 한 국가는 영토 없이는 존립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영토’는 국가의 형성에 있어서 ‘국민’ 및 ‘정부’와 함께 3대 요소를 이룬다. 그 때문에 많은 나라가 영토를 넓히려고 애쓰거나 잃지 않으려고 애쓴다.

미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부 13개 주가 뭉쳐 독립하여 출발한 미국은 독립 이후 쉴 새 없이 영토를 넓혀 현재에 이르렀다. 독립 후 첫 번째 사건이 바로 중부지방 일대를 프랑스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이름하여 ‘Louisiana Purchase’라고 하는데, 이 일은 제3대 대통령인 Thomas Jefferson 이 이룬 가장 큰 치적 중에 하나로 꼽힌다.

북미 대륙 중부지방 일대는 원래 프랑스가 식민지로 개발했던 땅으로 ‘Louisiana’라고 이름 지었다. 이 지역은 지금의 루이지애나 주 지역만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알칸소 주, 캔자스 주, 미시시피 주, 네브래스카 주, 미주리 주, 오클라호마 주, 몬태나 주, 와이오밍 주,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 광활한 지역을 포함한 땅을 이르는 말이었다. 그 후 프랑스는 1762년 스페인과의 비밀거래로 이 지역을 스페인에 넘겨 주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정복한 직후인 1800년에는 프랑스는 이 지역을 스페인으로부터 강탈하여 프랑스령으로 만들어 프랑스가 신세계에서 세력을 펼치는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한편 미국 측에서 보면, 미시시피 강 하구에 위치한 New Orleans는 프랑스의 식민지로 되어있는 데다 미시시피 강의 통항권도 프랑스가 독차지하다시피 하여 미국에는 매우 불편할 뿐만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문제가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efferson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프랑스 정부에 New Orleans를 미국에 1천만 달러에 팔고 미시시피 강 통항권을 보장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에 대해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이 당시 프랑스에서는 그 콧대 높은 나폴레옹이 서서히 권력을 움켜쥐기 시작했고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신세계에서도 영토 넓히기 위한 포석에 들어간 때였으니 오죽했겠는가.

Jefferson 대통령은 참지 못하고 마침내 Monroe (후에 제5대 대통령이 됨)를 다시 특사로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Monroe 특사가 배를 타고 바다에 떠 있는 도중에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 파리에 도착하기 며칠 전 그 콧대 높던 나폴레옹이 느닷없이 뉴올리언스만 굳이 사려고 하지 말고, ‘루이지애나’ 일대를 몽땅 팔 테니까 당장 계약을 하자고 제의해 왔다 기대보다 훨씬 저렴한 1천 5백만 달러로 파격적이었다. 뜻밖의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제의에 미국은 두 말하지 않고 서둘러 구매 조약을 체결했다. 나폴레옹은 유럽에서 영토를 넓히느라 돈이 무척 궁했던 모양이다.

이 한 번의 거래로 미국은 2백만 제곱킬로미터(한반도의 약 10배에 해당)가 넘는 땅을 얻게 되었으며 이 덕분에 미국 영토 영토도 갑자기 두 배로 늘어났다. 이로써 미국은 영토 면으로 보아 대국이 되는데 중요한 한 발자국을 내딛는 계기가 된 셈이다. 한 국가가 적은 돈으로 영토를 두 배로 늘리는 일은 인류 역사상 매우 드문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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